카카오페이증권이 출범 2주년이 됐지만 오픈뱅킹 진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에서 투자한 펀드와 계좌 현황을 다른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없어 고객이 제대로 금융자산 현황을 확인·관리받을 수 없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금융당국에 별다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출범 후 2년 가까이 오픈뱅킹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펀드상품을 판매하고 증권종합계좌를 제공하고 있지만 다른 금융·핀테크 서비스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 현황이 보이지 않는다.
오픈뱅킹은 폐쇄적인 금융결제망을 전면 개방해 누구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선택하고 자기정보 통제권을 갖는 효과가 있다.
금융소비자가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하나의 금융플랫폼에서 여러 곳에 분산된 자신의 금융자산을 한 번에 조회·이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은행 앱에서 자신이 원하는 다른 금융사나 핀테크 서비스에 대해 오픈뱅킹을 설정하면 해당 A은행 앱 한 곳에서 전체 금융자산을 조회하고 이체 등 간단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분산된 금융자산을 한 눈에 조회할 수 있어 전체 자산에 대한 관리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별도 앱 없이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원앱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오픈뱅킹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카카오페이증권 종합계좌 현황을 확인하려면 카카오페이 앱만 사용해야 한다. 카카오페이 포인트의 경우 오픈뱅킹으로 다른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증권 종합계좌는 연동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증권 사용자는 투자한 펀드상품에 총 얼마를 투입했는지, 종합계좌 잔액이 얼마가 남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를 겪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보다 1년 늦게 출범한 토스증권의 경우 초기 시스템 미비와 토스뱅크 출범 준비에 따른 인력난 등을 이유로 내년 중 오픈뱅킹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이달 출범한 토스뱅크는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오픈뱅킹 기반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뚜렷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 전언이다.
카카오페이증권 측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여러 증권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이다보니 오픈뱅킹 참여가 업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픈뱅킹은 지난 2019년 12월 전면 시행된 이후 참여 업권이 사실상 대부분의 계좌 기반 서비스로 확대됐다. 초기 시중은행에 이어 증권과 저축은행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올 상반기에는 자체 계좌가 없는 카드가 오픈뱅킹에 포함됐으며 빅테크·핀테크 업권도 참여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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