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8)메타버스와 함께 대두되는 다양한 개념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메타버스가 대두되며 AR, VR, MR, XR 등 메타버스와 관련된 다양한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듯하다. 먼저 VR(Virtual Reality)은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별도 기기를 통해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현실을 3차원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통칭한다. VR을 구현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고글 형태 HMD(Head Mounted Display) 디바이스를 주로 사용한다. 이때 VR을 통해 제시되는 가상세계는 현실세계와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VR 고글은 전면 시야가 차단된 채 디스플레이에서 제시된 영상만을 접하도록 구성됐다.

이에 반해 AR(Augmented Reality)은 실제 환경에 가상의 이미지를 결합해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AR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한꺼번에 보여주어야 하기에 전면 시야가 확보되는 형태로 구현되는 것이 VR과 다른 점이다. AR로 보여지는 시각 정보들은 실제 현실세계와 가상 이미지가 함께 투사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둘 사이 해상도 내지 선명도에서 차이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 상황을 기반으로 이에 부합하는 시각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호환성이 AR 기술 핵심이다. 이에 AR을 이용자가 쾌적한 형태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데는 VR보다 많은 기술력이 요구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실제로 현재 출시된 제품 기준으로 AR HMD 가격은 VR HMD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VR와 AR은 나름 명확히 구분해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MR은 아직까지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MR(혼합현실)은 Mixed Reality이라는 의미로 AR을 포함한 확장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선 AR과 VR 사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혼합해 보여주는 모든 방식이 MR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실 공간에 의자와 책상을 배치한 뒤, 주변 공간을 학교나 교실 이미지를 투사하거나 사무실 공간을 투사해 다양한 공간에 위치한 체험을 제공해 주는 방식이 MR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MR은 현실세계로 가상세계를 불러내고자 할 때 주로 사용된다. 현재 개발된 대표적인 MR 기기로는 MS '홀로렌즈', 매직리프 '원 크리에이터 에디션', 삼성전자 'HMD 오디세이'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AV(Augmented Virtuality)라는 증강가상 개념도 대두되고 있다. AV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AV에는 현실(reality)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R 경우에는 현실세계에 가상의 정보를 추가하는 형태로 구현되지만 AV는 가상의 세계를 기반으로 현실적인 요소를 일부 추가하는 형태로 구변된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있다.

XR(Extended Reality)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Mixed Reality), AV(Augmented Virtuality) 등 모든 실감 기술을 통칭한다. 기존 VR, AR, MR 기술을 개별적으로 혹은 종합적으로 활용해 보다 현실감 높은 영상을 구현하려는 노력 속에서 대두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열거한 각종 메타버스 기술이 보다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구현한 가상환경과 실제 경험하는 것이 차이가 날 경우 사용자는 이질성을 느끼게 되며 매력도는 감소한다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와 부합성 높은 콘텐츠 개발이 병행되어야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 관련 기술에 대한 활용폭을 늘릴 것이다. 현재 콘텐츠 개발사는 다양한 플랫폼 최적화를 위해 플랫폼별 개발을 따로 진행해야 했으며 이는 높은 개발 비용으로 이어졌다. 또한 충분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하드웨어에 대한 콘텐츠 제작을 꺼리게 되었고 산업의 확장성을 제한한 상황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듯하다. 엔비디아, 애플, 페이스북, 삼성전자 등 글로벌 리딩 기업이 메타버스 상황을 구현하기 위한 통일된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2022년은 메타버스의 원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