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0대 부사장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방문을 마치고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방문을 마치고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30대 임원과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대거 발탁했다.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인사에도 세대교체를 가속,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 기반을 마련했다. 직급 및 연차와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 갖춘 인물을 과감하게 중용하면서 40대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하는 길도 열었다.

삼성전자는 9일 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98명에 대한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부사장 승진 규모는 지난해(31명)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했다. 기존 전무를 포함해 상무급 가운데 승진 대상자가 통합 직급인 부사장이 되면서 신임 부사장이 크게 늘었다.

승진 인사로 젊은 CEO 후보가 대거 배출됐다. 9월 말 기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67명이었다. 퇴직자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승진 인사로 68명이 늘면서 CEO 후보만 200명이 넘게 됐다. 이날 승진한 40대 부사장 10명은 향후 인사에서 능력에 따라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빠른 길을 확보한 셈이다.

삼성전자, 40대 부사장 나왔다

기존에는 드물었던 40대 부사장이 다수 나왔다. 그동안 삼성전자 부사장은 모두 50대 이상이었지만 이번 인사에서만 40대가 10명이나 배출됐다. 가장 젊은 부사장 승진자는 올해 45세(1976년생)인 김찬우 세트부문 삼성리서치 스피치 프로세싱 랩(Lab)장이다. 이전까지 나이가 가장 적은 삼성전자 부사장은 51세였다. 김찬우 부사장은 이보다 6살이나 어리다.

김찬우 세트부문 삼성리서치 스피치 프로세싱 랩(Lab)장 부사장. [자료:삼성전자]
김찬우 세트부문 삼성리서치 스피치 프로세싱 랩(Lab)장 부사장. [자료:삼성전자]

박성범 DS부문 S.LSI사업부 SOC설계팀 상무. [자료:삼성전자]
박성범 DS부문 S.LSI사업부 SOC설계팀 상무. [자료:삼성전자]

MZ세대 상무도 4명이나 배출됐다. 삼성전자에서 가장 젊은 상무는 40세였지만 이번 인사에선 37~39세 상무들이 나왔다. 최연소 승진자는 1984년생인 박성범 DS부문 S.LSI사업부 SOC설계팀 상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7일 사업부문장 전격 교체에 이어 젊은 임원 발탁으로 또 한 번 인사 혁신을 꾀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나흘 일정의 중동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조그만 회의가 있었다”면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와서 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각 나라나 산업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마련한 비공개포럼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부사장 8명, 상무 14명, 마스터 2명 등 총 24명을 승진 인사했다. 삼성SDI에서는 부사장 6명 등 총 21명, 삼성전기에서는 부사장 5명 등 총 20명이 승진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에서도 40대 부사장이 각각 1명, 2명 발탁됐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