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광인병 팬데믹에 코호트 격리된 삶 '해피니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해피니스 포스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해피니스 포스터>

“분명히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했을텐데.” 코로나19 종식 이후 자유를 만끽하려는 찰나 신종 감염병 '광인병'이 창궐과 동시에 팬데믹으로 확대, 세양숲 르시엘 아파트를 덮쳤다.

광인병은 좀비 바이러스로 세 가지 방식으로 감염된다. 넥스트를 복용하거나 광인병 환자에게 물리거나 긁히면 광인병 환자 확진이다. 치료제도 없다. 일정 이상 감염자 수가 넘어가면 일주일 이내 전국이 마비될 전망이다. 당국은 감염자가 많은 지역 위주로 봉쇄하고 시간을 끌고 치료제가 나오길 기다리는 방법을 택한다.

감염자가 많은 지역 중 하나로 세양숲 르시엘 아파트가 지목됐다. 아파트는 고층은 일반 분양으로, 저층은 임대주택으로 나뉜 세양시 신축아파트다. 새로운 감염병으로 아파트가 고립되자 일반 분양 세대와 임대주택 주민 간 알게 모르게 갈등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이후 신종 전염병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 '해피니스' 이야기다. 해피니스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팬데믹이 재등장하면서 내용이 전개된다. 감염병이 일상화된 뉴노멀 시대, 대도시 신축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계급 간 차별과 은근한 신경전을 그렸다.

광인병이 세양숲 르시엘 아파트에서 번지자 당국은 '코호트 격리'를 결정한다. 갑작스러운 아파트 봉쇄로 아파트로 들어오지 못한 사람, 나가지 못한 사람이 발생하고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 질환 등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다. 바이러스나 세균성 감염 질환자가 나온 병원 등 장소의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동일집단 '코호트'로 묶어 전원 격리해 감염병 확산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코호트는 고대 로마 군대 기본 편제 통상 500명 규모로 구성된 라틴어 '코호스'에서 파생된 말이다. 사회학에서 같은 시기를 살아가면서 공통된 행동양식이나 특색을 공유하는 그룹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통계 용어로는 '동일 집단', 보건의학 용어로는 특정 질병 발생에 관여할 것으로 의심되는 특정 인구 집단을 의미한다.

지난해와 올해 제작된 대다수 드라마가 제작 여건과 극의 흐름을 고려, 코로나19를 반영하지 않았지만 해피니스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일상 변화와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는 미래 모습을 전면에 그렸다. 코로나19가 종식됐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재택근무는 일상화됐다.

자가 격리나 집합 금지 용어 등 코로나19로 일상이 된 용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식당에는 당연한 듯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숙박업소 등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는 풍경까지 더해져 해피니스는 '시국 드라마'로 불리고 있다.

'내 집 마련'이 꿈인 시대 신축아파트 주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광인병을 피해 살기 위해 아파트 탈출을 시도한다. “코로나 이후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는 극중 인물 대사처럼 해피니스는 팬데믹 시대 달라진 가치관과 인간 내면·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살아남는 게 우선이고 위기를 핑계 삼아 범죄까지 저지르는 세양숲 르비엘 주민들은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해피니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