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포인트(p)차 초박빙 접전 끝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권자들은 '지역' '세대' '성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크게 갈렸다. 결과적으로 당선인에게는 국민통합이라는 큰 숙제가 남겨진 셈이다.
윤 당선인은 10일 오전 2시 5분 기준 개표율 83.48%를 기록한 가운데 48.6%를 기록, 47.76% 기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91%(24만표) 차로 앞서며 '유력'으로 표시됐다. 윤 당선인은 이후 24만~26만 표 차이를 유지하며 당선에 성공했다.
지역별로는 윤 당선인은 경상북도에서 72.76%를 득표해 23.80%에 그친 이 후보를 압도했다. 대구광역시에서도 75.14%로 21.60%에 머문 이 후보를 크게 제쳤다. 이 후보는 광주광역시에서 84.82%를 득표해 12.72%에 머문 윤 당선인을크게 앞섰다.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에서도 각각 82.98%, 86.10%로 각각 14.42%와 11.44%에 그친 윤 당선인에 크게 앞섰다.
호남은 민주당, 대구경북(TK)은 국민의힘이라는 전통적 지역 구도가 이번에도 작용한 셈이다.
KBS·MBC·SBS 지상파 3사가 대선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 후보는 전남(83.7%), 광주(83.3%), 전북(82.6%) 등 호남 지역에서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윤 후보는 대구(72.7%), 경북(72.1%), 부산(57.8%) 등 영남권에서 앞섰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선 접전이 벌어졌다. 서울에선 이 후보가 45.4%를 얻으며 윤 후보(50.9%)에 뒤졌지만 경기에서는 이 후보(50.8%)가 윤 후보(45.6%)를 앞섰다.
세대별 출구조사에선 이 후보가 40대에서 60.5%를 얻으며 윤 후보(35.4%)를 앞섰다. 60대 이상에서는 윤 후보가 67.1% 지지율로 이 후보(30.8%)보다 우세했다.
20대(이 47.8%·윤 45.5%)와 30대(이 46.3%·윤 48.1%)에서는 두 후보가 박빙이었다. 50대는 이 후보가 52.4%로 윤 후보(43.9%)보다 앞섰다.
호남과 40대에선 이 후보가, 영남과 60대 이상에선 윤 후보 강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남녀도 20대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젠더갈등이 대선을 집어삼킨 셈이다. 20대에선 남성,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이 윤 당선인에게, 여성, 이른바 '이대녀(20대 여성)'는 이 후보를 지지했다.
윤 후보는 20대 남성에게 58.7% 지지를 얻었다. 이 후보는 36.3%에 그쳤다. 20대 여성은 이 후보에게 58.0% 지지를 보였다. 윤 후보는 33.8%에 머물렀다.
선거 과정에서 양 후보가 선보인 젠더 정책이 이 같은 결과를 불러온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이대남 맞춤형 공약을 적극 선보였다. 30대인 이준석 당 대표와 당내 청년 참모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선거 막판 이대녀 표심 공략에 올인했다. 임금공시제 도입이나 성별 격차 개선 등 성평등을 강조하는 공약을 잇달아 선보였다. 또 '구조적 성차별' 문제를 인정하며 윤 후보와 차별화에 나섰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