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62〉차기 정부 정책, 과학기술 공약에 답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제 선거가 끝났고 미래도 정해졌다. 곧 인수위원회를 통해 공약은 정책으로 모습을 갖춰 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공약은 향후 5년간의 정책 기준점이자 원점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국민을 향한 첫사랑이자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공약은 나름의 숙려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많은 항목은 정책적 택소노미(taxonomy)와 개념에 따라 재해석되고 향후 추진할 국정과제로 구체화되는 변환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인수위 역할도 바로 이것이라 하겠다.

물론 인수위도 사람으로 구성된 것이라 누가 그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결과물도 다소간 다르겠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과학기술 공약에는 간과되지 않았으면 하는 몇 가지가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차기 정부 정책을 관통하는 맥락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당선인의 과학기술 공약의 첫머리는 과학기술 기여에 대한 긍정적 평가다. 지금과 같은 10대 경제 강국으로 올라선 것은 과학기술의 기여라고 평가하는 데 인색하지 않다. 이 시절 우리에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적 자원이 있었고, 선진국을 모방하고 추격해서 누구보다 빠르게, 값싸게 제품을 만드는 데 진력했던 점도 결코 부끄러운 역사일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고 밝힌다.

하지만 이것이 미래일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우리에게 성공을 가져다준 익숙함으로부터 결별하고 연구시스템부터 과학기술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담대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 과학 사령탑이 국가 과학기술 전략 로드맵을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진행 상황을 챙기겠다고 했다. 인수위가 내놓을 과학기술 거버넌스가 어떤 모습이든 이 약속이 지켜지는 무언가가 되어야 하겠다.

두 번째는 과학적 진실성에 기반해 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것이다. 당선자는 정치가 과학기술 영역을 침범했으며, 그 사례로 탈원전 정책을 언급하고 있다. 실상 이것은 바이든 정부가 강조했던 과학적 진실성, 즉 과학적 사실과 근거에 기반해 정책이 수립되고 수행돼야 한다는 점과 맥락을 같이 한다.

과학적 진실성에 근거한 정책 운영은 궁극적으로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공약에서 말하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사회경제적 효과와 국민에게 기여하는데 근간이 된다. 이것은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차기 정부 정책을 모두 아우르는 기조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국가적 차원의 과학적 진실성 확보는 이래서 필요하다.

세 번째는 '담대한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건 정책이 포장이 아니라 진정 그 내용이 그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에 창의·도전적 연구라고 말한다면 진정 창의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하겠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정착되려면 누구나 실패를 예측할 그런 모험을 시도할 때만 공감될 것이다. 장기 연구를 추진한다면 진정 그 주제는 지금 지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여야 할 것이다. 플랫폼을 만들겠다면 먼저 해묵은 관행과 칸막이와 벽부터 허무는 것이어야 하겠다. 모든 정책은 이 담대한 변화를 완성할 후속세대를 기르는 것으로 항상 귀결되어야 한다.

우리는 차기 정부의 정책이 어떤 성과를 내고 어떤 한계에 봉착할지 예측할 수 없다. 앞으로 선택할 정책적 도구와 선택지도 수없이 많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인의 과학기술 공약에는 해답도 있어 보인다. 이것들로 새 국정과제 로드맵이 온전히 채워지기를 고대해 본다.

박재민 건국대 교수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