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팬데믹 20년 후 달라진 세상 '스테이션 일레븐'

왓챠 익스클루시브 스테이션 일레븐
<왓챠 익스클루시브 스테이션 일레븐>

유명 배우 아서 리앤더가 연극 '리어왕' 공연 도중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날에 조지아 독감이 세상을 휩쓸고 인류의 99.9%가 사라진다.

20년 뒤 아서와 함께 '리어왕' 무대에 올랐던 아역 배우 키어스틴은 아서가 남긴 '스테이션 일레븐'이라는 한 권의 책과 함께 살아남아 문명이 붕괴된 세계 전역을 떠돌며 셰익스피어 희곡을 공연한다.

왓챠 익스클루시브(해외시리즈 독점작) '스테이션 일레븐' 속 이야기다. 스테이션 일레븐은 팬데믹이 발생한 뒤 20년이 지나 생존 이상의 의미를 찾기 위해 세상을 떠도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드라마다.

원작은 2015년 전미도서상, 아서 C. 클라크 상, 앤드류 카네기 메달 등 미국 권위 있는 문학상을 휩쓸고 '타임' '가디언' 등 21개 유력 매체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의 동명 소설이다.

'스테이션 일레븐'은 인류 대부분을 죽음으로 내몬 조지아 독감 전파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긴 설명 없이 인류 99.9%가 사라져 버린 현실을 보여준다. 이 같은 설정으로 21세기 대중에게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현실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드라마 원작 소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예견했다며 떠들썩했던 빌 게이츠 TED 강연보다 1년 먼저 출간됐다. 그만큼 바이러스로 인한 대재앙 가능성은 이미 전문가 사이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미·소 냉전시대였던 20세기 대중문화에서 핵전쟁이 차지했던 지위가 21세기에는 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으로 대체되고 있다.

2020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여러 과학자들과 함께 제작해 발표한 인류멸망 시나리오 10가지 중 1위는 합성 바이러스, 6위는 변종 바이러스였다. 데이비드 달링 영국 맨체스터대 박사와 더크 술체-마쿠츠 미국 워싱턴주립대 박사가 2012년 과학적으로 예측한 지구 종말 시나리오 9가지 중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도 유행성 바이러스와 벌레 등을 통한 전염병을 꼽았다.

전염병이 실제로 인류를 거의 멸망시킬 수준의 재앙이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전염병이 인류에 위협이 되기 위해서는 높은 치명률과 높은 전파력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치명률과 전파력은 일반적으로 반비례 관계다. 치명률이 높아 숙주가 빨리 사망한다면 충분히 전파되기 어렵다.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 천연두나 스페인독감은 높은 전파력과 상당한 치명률을 갖추고 적게는 수천만명에서 많게는 10억여명 목숨을 앗아갔다.

2020년 유엔 IPBES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 변화로 인간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무려 82만7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인류 생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상상하긴 어렵다.

거의 멸망하다시피 한 인류가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스테이션 일레븐'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