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부끄럽지 않은 비행 '수소 항공기'

[IT핫테크]부끄럽지 않은 비행 '수소 항공기'

항공 산업에서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항공유 대신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수소 항공기'로 탄소 중립을 실현하려는 시도다. 온실가스 주범으로 '부끄러운 비행(Flight Shame)'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한 비행기 산업에 동력원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최근 미국 델타항공과 수소 항공기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만다 심슨 에어버스 기술 담당 부사장은 “2035년까지 수소를 동력으로 작동하는 소형 항공기 '제로e'를 생산·출시하고 소비자에 피드백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제로e는 기술의 실현 가능성 검토 단계로 알려졌다.

에어버스가 수소 항공기를 만들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세계 최초 탄소 제로 상비행기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총 세 종류의 수소 엔진 기반 비행기를 개발한다. 동력원으로는 액화 수소를 검토하고 있다. 기체 상태보다 저장 공간을 줄이고 비행 무게와 부피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버스가 델타항공과 협력하면서 수소 항공기 개발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멜리아 데루카 델타항공 부사장은 “그린 수소 생산을 포함한 신규 비행기 배치에 필요한 조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로에비아도 수소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6인승 수소 비행기로 10분간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제로에비아는 일반적 비행기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수소 파워 트레인을 적용할 수 있다. 2024년까지 320㎞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오가는 수소 비행기 확보가 목표다.

수소 항공기 개발이 한창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우선 수소 연료 공급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1950년대 미국 록히드가 군사용 수소 엔진 비행기를 개발하려고 했지만 당시 기술로는 수소 생산과 보관,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무산된 바 있다. 상용화 수준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이슈다. 또 수소를 액화해 섭씨 영하 253도에서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수소 동력원에 대한 소비자 안전 우려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