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양성 현장을 가다] <중>폴리텍 서울정수·분당융기원 "주부·유학생도 AI 열공"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정수캠퍼스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학생들이 빅데이터 관리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정수캠퍼스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학생들이 빅데이터 관리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이 수도권 산업현장 인력수요를 반영해 인공지능(AI)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인문계·비전공자도 기초단계부터 실무형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학습해 AI 전문가로 도약한다.

한국폴리텍Ⅰ대학 서울정수캠퍼스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AI와 응용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을 목표로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1기생을 모집, 지난달 본격 수업에 돌입했다.

학과 모집과정에서 '2년제 학위과정'은 25명 모집에 732%가 응시했고 비학위 10개월 '하이테크과정'은 20명 모집에 445%가 몰리며 치열한 입학 경쟁을 벌였다. 전액 국비로 운영되는 하이테크과정은 70% 이상이 4년제 대학 출신이고 20%는 석사학위를 가진 고학력자다. 80% 이상이 비공대 출신으로 AI 비전공자가 AI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을 시도한다.

김나현 학생은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언론학 학사,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고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하이테크과정'에 지원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후에 AI 중요성이 부각되며 디지털 전환 대열에 합류했다”면서 “AI는 산업 전반에 걸쳐 접목할 수 있는 만큼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과정은 창업을 하건 취업을 하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리 학생은 경영학 학사가 있는 주부인데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2년제 학위과정'에 입학했다. 그는 “해외에 있을 때 외조모 장례식장에 참석하지 못해 자책하다가 어느날 영화 아바타처럼 영상을 복원해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을 했다”면서 “AI기반 임베디드 SW 개발자를 목표로 원격 의료영상 분석 등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정수캠퍼스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는 '러닝팩토리'를 중심으로 통합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AI분야에서는 영상분석, 음성분석, 추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분석 활용 기술을 다룬다. 영상보안, 자연어처리, 데이터수집·분석 도구 개발, 의료영상분석 등에 취업 기회가 열린다. 응용SW분야에서는 SW공학, 자료구조, 데이터베이스 등 SW 개발 기본 지식을 학습하고 웹프론트엔드, 웹백엔드, 웹퍼블리셔, 웹기획 등 웹 개발자 양성에 필요한 실습을 한다. 또 서버 운영 등 실습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웹엔지니어나 데이터베이스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분당융합기술교육원 생명의료시스템과 학생들이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카페인 분석 밸리데이션 실습을 진행 중이다.
한국폴리텍대학 분당융합기술교육원 생명의료시스템과 학생들이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카페인 분석 밸리데이션 실습을 진행 중이다.

한국폴리텍대학 분당융합기술교육원은 수도권 강소기업과 기업맞춤형 실습 프로젝트 과정을 운영, 안정적인 취업 경로를 제공한다. 평균 취업률이 89%고 취업유지율은 94.9%에 달한다. 전액 국비 8개월·10개월 '하이테크과정'으로 운영되며 △데이터융합SW과 △생명의료시스템과 △임베디드시스템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AI기술을 바이오헬스케어, 핀테크,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연계하고 있다.

안정미 분당융기원 생명의료시스템과 교수는 “국내외 제약사들은 이미 AI를 융합해 생체 단백질과 결합 정도를 기반으로 신약의 타깃 환자군을 찾거나 질병진단 바이오마커를 탐색하거나 약물의 반응성을 예측해 임상시험 대상자를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융기원 생명의료시스템과에서는 유전자 분석·조작을 통해 세포주에서 목적 단백질을 대량 발현 후 정제·분석하는 실습을 한다. 동물 세포배양·세포약물 반응 실험, 동물세포 유래 단백질 정제·분석도 한다. HPLC와 LC-MS/MS 기기로 시료의 정성·정량 분석 과정을 실습한다. 이처럼 학생들은 실제 산업현장 수준 실습과정을 거쳐 취업 후 즉시 현장에 투입된다.

안 교수는 “최근 4기 졸업생 취업률이 100%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씨젠, 마크로젠 등 바이오기업과 일양약품, 한미약품 등 제약회사를 비롯해 다양한 강소 바이오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