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에 웃고 해제에 우는 손보사

거리두기에 웃고 해제에 우는 손보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주요 손해보험사 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주요 손해보험사가 올해 1분기 오미크론 덕을 톡톡히 보면서 장사를 잘했다.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에 따른 자가격리와 이동량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코로나19 반사효과를 지난 1분기에 누렸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개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2%포인트(P) 낮아진 75.1%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77.5%도 '역대급' 낮은 기록이었는데 이를 넘어 더 낮은 손해율을 기록했다.

삼성화재가 76.7%에서 73.0%로 3.7%P 낮아졌고, 현대해상도 76.1%에서 72.8%로 3.3%P 개선됐다. 메리츠화재 75.9%에서 70.0%로 5.9%P, DB손해보험 76.2%에서 73.0%로 3.2%P, KB손해보험 76.2%에서 75.0%로 1.2%P 감소했다.

지난 2월과 비교해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4.1%P가 떨어졌다.

이는 3월 일간 최대 50만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자가격리 인원이 늘었고, 막바지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동량 감소로 자연스럽게 사고가 적었다. 유가 급등도 차량 이용량을 줄인 요인 중 하나다.

강승권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상승으로 자동차 운행이 감소했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낮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따라 1분기 주요 손보사는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의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를 1조300억원으로 추정했다. 시장 예상치 8491억원을 훌쩍 상회한다.

하지만 이달 들어 손보사는 벌써 울상을 짓고 있다. 2분기부터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차량 이용 증가와 봄·여름 나들이철을 맞아 손해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달 들어 차량 이용이 전년에 비해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실손보험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안과에서 백내장수술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이 까다로워진다는 일명 '절판 마케팅'을 벌여 수술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실손보험 적자가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10개 손보사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지난 1월과 2월 각각 1022억원, 108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 대비 29.0%, 37.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운행이 늘면 자연스레 손해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2분기부턴 손해율 상승에 따른 자동차보험 적자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P 올라가면 400억원 정도 적자가 쌓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이 밖에 실손보험, 장기보험 등 다른 보험 손해율도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보험영업부문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주요 손해보험사 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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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