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반도체 부족에도 호실적…1분기 매출·영업익 '두 자릿수' 성장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판매량이 10% 가까이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성장하며 '깜짝실적'을 거뒀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판매 감소에도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수익 차종 비중을 꾸준히 늘린데다 우호적 환율도 실적에 긍정 효과를 냈다.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현대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22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1분기 매출 30조2986억원, 영업이익 1조92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6%, 영업이익은 16.4% 각각 증가했다.

제네시스, SUV 중심 판매 믹스 개선 효과와 환율 효과가 판매량 감소 영향을 상쇄한 결과다. 매출 원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0.7%포인트(P) 하락한 80.9%를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마케팅 비용, 투자비 증가 등 영향으로 0.4%P 높아진 12.7%였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한 1205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4%다.

현대차의 1분기 실적은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가운데 기록한 이례적 호실적이다. 현대차 1분기 완성차 판매는 90만2945대에 그쳤다. 내수 판매는 15만2098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0% 줄었고, 해외 판매는 75만847대로 7.8% 감소했다.

제네시스 G90.
제네시스 G90.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5와 캐스퍼, G90 등 SUV와 제네시스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과 중국 일부 지역 봉쇄에 따른 부품 부족 영향을 받았다. 해외 시장에서는 SUV 차종의 높은 인기에도 유럽 권역을 제외한 대다수 시장 판매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와 기타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부족 영향 지속으로 1분기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면서 “다만 판매 물량 감소에도 제네시스, SUV 중심 판매와 선진국 중심 믹스 개선에 우호적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시장 재고 수준이 매우 낮은 상황이 계속되며 인센티브 하락세가 지속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