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머리카락 세가닥 두께에서 사진처럼 선명한 컬러 이미지 기술 구현

머리카락 세 가닥 정도의 아주 얇은 두께에서 사진처럼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와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트레본 베드로 씨 연구팀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인 '메타표면'으로 고성능 스마트폰의 120배에서 170배 해상도에 달하는 컬러필터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통합과정 김주훈 씨·김인기 박사(현 성균관대 생명물리학과 교수), 화학공학과 김영기 교수·통합과정 김원식 씨, 전기전자공학과 김욱성 교수 연구팀이 함께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에 발표됐다.

켜고 끌수 있는 액정 결합 능동형 3원색 컬러필터 및 구현된 사진 수준의 이미지
켜고 끌수 있는 액정 결합 능동형 3원색 컬러필터 및 구현된 사진 수준의 이미지

나노 구조체의 주기적인 배열로 이뤄진 메타표면은 구조색의 밝기가 밝을 뿐만 아니라, 색을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도 금속 구조체를 이용한 플라즈모닉 구조색이나, 유전체 재료를 이용한 구조색으로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인쇄하려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다만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특정 자극에 의해 색깔이 변하는 유연한 인쇄 기술이 필요했다.

노준석 포스텍 교수
노준석 포스텍 교수

연구팀은 채도와 휘도가 높은 3원색을 자유자재로 끄고 켤 수 있는 메타표면 컬러필터를 개발했다. 빨강, 초록, 파랑 등 3원색을 각각 픽셀 단위로 제어할 수 있다면 색상을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컬러필터는 3원색의 밝기를 각각 조절하면서 서로 색깔을 섞어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블랙, 화이트를 비롯해 다양한 색의 밝기를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밝기 조절이 불가능하고, 하나의 픽셀로 다양한 색을 표현했던 기존 컬러필터와 크게 차별화되는 점이다.

하나의 픽셀이 420㎚(빨강), 360㎚(초록), 300㎚(파랑) 크기로 매우 작은 이 컬러필터의 해상도는 무려 6만PPI(Pixels Per Inch·1인치당 픽셀의 개수·빨강), 7만PPI(초록), 8만5000PPI(파랑)에 이른다. 우리가 흔히 쓰는 최신 스마트폰이 500PPI 정도인데, 이보다도 약 120배에서 170배 높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포스코산학연융합연구소, 한국연구재단 등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