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이 앞다퉈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을 의료인 교육에 도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시뮬레이션센터를 주축으로 '심폐소생 솔루션 구축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달 들어 관련 VR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서를 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의료진 등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심폐소생술(CPR)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CPR뿐 아니라 약물 투여, 과호흡 등 심정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연계해 환자 소생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관련 업계에 자사 직원은 물론 외부에서도 범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원내 전용 공간에서 직원들에게 VR 심폐소생 교육을 진행 중인데, 이번에는 시공간 제약 없이 심폐소생술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제안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대형병원 의료진도 응급실을 제외하면 CPR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환자 상태변화, 돌발상황 연계 등 기존 마네킹만 이용한 교육보다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과 병원은 최근 해부학 실습에 AR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가톨릭대 의과대학은 서울성모병원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부학교실을 운영 중이다.
카데바(해부용시신)를 해부하는 수업에서 증강현실로 신체 각 부위를 라벨링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생은 강사나 교수 등 전문가가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1000여개가 넘는 신체조직을 타블렛 등을 통해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익힐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증강현실 수술 보조기기를 개발하는 스키아가 참여하고 있다.
이종명 스키아 대표는 “올 초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스키아를 선보일 때도 임상용 못지않게 교육용 솔루션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면서 “국가 판매 허가가 필요한 임상용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동시에 교육용 솔루션으로 가능성도 계속 타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