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얼굴로 '카드 결제'…생체인증, 규제에 꽁꽁 묶였다

"가맹점 설치 때마다 허가 필요"
전체 결제 비중 1%에 못 미쳐
롯데카드 '손바닥정맥' 부수업무 사업 지연
신한카드 '페이스페이'도 확장 더뎌

손바닥·얼굴로 '카드 결제'…생체인증, 규제에 꽁꽁 묶였다

카드업계가 사람의 손바닥 정맥, 얼굴을 활용하는 생체인증을 도입했지만 단말기 비용과 금융당국 인증 등 여러 난관으로 확장에 제약이 되고 있다. 도입 초기와 비교하면 생체인증이 가능한 단말기가 배치된 가맹점이 많지 않고, 실제 결제 비중도 미미하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카드사 바이오인증을 활용한 비대면 본인확인 업무' 부수 업무를 허용받았지만 아직도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롯데카드가 요청한 부수 업무는 바이오인증(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비대면 본인확인 업무다. 롯데카드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선 14개 공항에서 지난해 4월 30일부터 사업을 개시한다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하지만 사업 개시 1년이 지난 현재도 해당 부수 업무는 안갯속이다. 롯데카드는 국내선 공항에 들어가는 정맥 인증에 추가로 결제 기능을 탑재하는 등 사업 계획을 한국공항공사(KAC)와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이 지체되면서 전체 사업 일정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2일 “해당 부수 업무는 사업 추진을 앞두고 미리 신청한 것으로, 개시 일정 등은 아직 미정”이라면서 “생체인증은 카드사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손바닥·얼굴로 '카드 결제'…생체인증, 규제에 꽁꽁 묶였다

롯데카드는 2017년 5월 손바닥 정맥으로 결제하는 '핸드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핸드페이는 현재 세븐일레븐, 오크밸리 등 현재 160여곳에 설치됐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사전에 등록하고, 결제 시 전용 단말기에 손바닥을 올려놓으면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일반 결제 단말기가 아닌 정맥 인증·결제 등 생체인증 단말기가 필수다. 업계에서는 해당 단말기가 대당 수백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도 비용 부담을 이유로 생체인증 단말기 설치에 적극적이지 않다.

손바닥·얼굴로 '카드 결제'…생체인증, 규제에 꽁꽁 묶였다

'페이스페이'를 도입한 신한카드도 생체인증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한카드는 2020년 4월 플라스틱이나 모바일이 아닌 개인 얼굴만으로 결제나 인증이 가능한 페이스페이를 론칭했다.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시작으로 도입된 페이스페이는 얼굴 등록이 가능한 신한은행에서 카드와 얼굴 정보를 1회 등록한 뒤 해당 단말기가 비치된 가맹점에서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현재 페이스페이는 한양대, 홈플러스, GS슈퍼, GS25 등 일부 매장에 단말기가 설치됐지만 확장은 더딘 상황이다. 페이스페이 역시 초기 단말기 비용 부담이 크고, 추가 가맹점에 비치할 때마다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는 혁신금융위원회가 특별하게 지정한 대형 가맹점 위주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대당 단말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현재 가맹점 추가 때마다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체인증을 카드사가 야심 차게 내놨지만 전체 결제 비중에서 1%에 미치지 못하는 등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생체 결제 방식이 대중화되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