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스마트금융콘퍼런스]이근주 핀테크산업협회장 "정부 지원 늦으면 국가 디지털자산 경쟁력 상실 우려"

[14회 스마트금융콘퍼런스]이근주 핀테크산업협회장 "정부 지원 늦으면 국가 디지털자산 경쟁력 상실 우려"

“투자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디지털 화폐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지난 수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을 타진했고 일부 영역에서는 이미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14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 새로운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대응하지 않으면 국가 차원의 디지털자산 경쟁력이 성장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핀테크와 가상자산 관련 앱 사용이 크가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조사기업 앰플리튜드(Amplitude)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1년 10월 동안 일간 핀테크 앱 이용자 수가 337% 증가했다. 특히 은행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인구 비율이 높은 라틴 아메리카는 핀테크 앱이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는 주된 통로가 됐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등의 여파로 핀테크 투자 시장은 위축됐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에 대한 올 1분기 투자건수는 직전 분기 대비 7% 증가했지만 자금 조달 규모는 18% 하락했다.

반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부문은 자금 조달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7분기 연속 투자금이 상승해 지난 1분기에는 블록체인·가상자산 분야 벤처캐피탈 자금 조달이 92억달러(약 12조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1억달러가 넘는 메가 라운드는 28건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특히 투자 상위 메가 라운드 12건 중 9건은 웹3, 즉 디파이, NFT, 댑(DApps·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관련 스타트업이었다.

가상자산을 투자 대상이 아닌 지급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꾸준히 모색되고 있다.

글로벌 결제업체인 체크아웃닷컴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는 가상자산으로 지불할 의향이 높아지고 있고 이를 일찌감치 수용한 가맹점은 가시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파악됐다.

이근주 협회장은 “이처럼 투자 수단에 국한했던 디지털 화폐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더 편리하고 안전한 결제수단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를 갖춘 소매업체와 제3자 업체가 증가한 것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긱 워커, 콘텐츠 제작자 등 소비자가 점점 생산자가 되면서 웹3가 기업과 소비자간 역학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며 “디파이는 아직 투기적 이용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다양한 활용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현재 국내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시장이 도약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정부와 시장 지원이 글로벌 대비 부족해 성장이 더디다”며 “블록체인과 분산원장 기술의 무한한 잠재력을 고려해 관련 산업 진흥을 지원해야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율규제나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자산 산업을 단계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 계약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법제도를 마련하고 참여자의 규제 리스크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