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Ⅱ]<36>디지털플랫폼정부를 위한 디자인 싱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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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혼란은 전 세계 사람들의 행동과 기대치의 변화를 촉발했다. 비대면 기반 디지털에 대한 요구와 진화 속도, 디지털 솔루션에 대한 의존도 증가는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까지도 우리 삶의 수많은 상호작용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디지털 기술은 시민의 경험을 변화시키며 다양한 기회를 정부에 제공했다. 특히 플랫폼형정부(GaaP: Government as a Platform) 개념에서 정부는 공공 서비스를 혁신하고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하며 공공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광범위하고 불확실한 사회와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다양한 시민의 기대치를 맞추기란 쉽지 않다.

이에 새로운 정부에서 추구하는 '데이터 기반 디지털플랫폼정부'가 기존 전자정부와 차별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IT시스템 통합이 아니라 디지털 혁신에 따른 플랫폼 진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역동적이고 전략적인 프로세스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인간 중심의 혁신 프로세스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디자인 싱킹 관점에서 영국 사례를 살펴보자.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핵심이자 전제 조건으로 요구되는 디지털전환은 근본적으로 조직 내 기술, 프로세스, 구조, 정체성, 문화, 가치 제안, 전략 등의 변화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기존의 오래된 관행 및 기술 등과 같은 요인으로 인한 사회 기술적 관성을 극복하고 조직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정부의 운영 방식에서 이러한 과정이 온전히 도입되기란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에서는 디지털 정부 설계를 위한 원칙으로 디자인 싱킹의 마인드셋인 '사용자 공감'과 '쉽고 빠르게 만들고 반복하는 프로토타입-테스트'를 적극 활용한다.

영국 정부의 디지털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 조직인 GDS(Government Digital Service)는 '모든 사용자에게 편의를 극대화한 디지털 정부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그들은 이를 위해 디지털 정부 설계 원칙의 첫 번째를 사용자 공감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올바른 결과를 얻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공감은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결과적으로 올바른 결과를 얻었는지 여부와도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다. 따라서 그들의 업무는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 사용자에 대해 공감하고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기존 서비스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데이터를 살펴보고 서비스에 대한 프로토타이핑 및 테스트를 지속 반복하며 사용자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설계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두 번째로 그들은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도록 작게 시작해서 끊임없이 반복하도록 하였다. 즉 서비스를 최소로 실행 가능한 형태로 일찍 출시해서 실제 사용자들이 사용하면서 필요한 기능을 사용자 데이터 및 피드백 기반으로 추가, 삭제해 가며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서비스 구축에 빠른 반복을 통해서 큰 실패를 줄이고 작은 실패를 교훈으로 해서 끊임없이 성장해 가는 구조로 진행한다. 이것은 디지털 서비스에 익숙한 사람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까지도 포용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영국의 사례는 새로운 정부가 추구하는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근본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시사한다. 결국 시민이 원하는 것은 필요한 서비스와 정보에 더 빠르고 쉽게 액세스하고 올바른 결과를 얻는 것이라는 점,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최적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서비스 설계를 위한 '마인드셋'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여명이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정부와 상호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제대로 잘 해낼 수 있도록 사용자인 시민과 정부의 관점 양쪽을 모두 개선해 갈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오늘도 디자인 싱킹을 해보면 어떨까.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