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 매버릭·오수재·우영우·지락실 '꼰대 vs MZ 소통방식'

우리 사회는 '꼰대(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은어)'와 'MZ(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사회적 키워드로 자리를 잡았다. 관점은 다르지만 소통이나 이해 없이 일방의 주장을 강조하는 완고한 면을 강조하는 해당 키워드의 유행은 서로 간의 소통 부족이 심화하고 있음을 뜻한다.

[엔터테인&] 매버릭·오수재·우영우·지락실 '꼰대 vs MZ 소통방식'

최근 거리감을 줄이는 소통 내용을 담은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 '탑건:매버릭',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 등이 그것이다.

이들 콘텐츠 자체가 지닌 스토리라인이 재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서로를 직접 대화하도록 잇거나 희화화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꼰대와 MZ가 갖는 특징과 함께 상호소통 방식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는 점에 있어 재미만큼의 가치가 있다. 엔터테인&에서는 해당 작품이 보여주는 소통방식과 의의를 살펴본다.

◇영화 '탑건:매버릭'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탑건:매버릭'은 1986년 개봉한 '탑건'의 후속작이다. 이 작품은 전설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 분)이 미 해군 상부로부터 적성국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할 작전조를 양성하라는 명령과 함께 자신이 졸업한 탑건스쿨 교관으로 복귀, 작전조가 될 12명의 현세대 최고 파일럿들과 새롭게 호흡하게 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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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상에 적용되는 군조직 특성에 따른 확연한 계급차나 50대와 30대라는 연령 차는 물론 과거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매버릭의 부조종사와 얽힌 인연으로 초반에는 서로 간 거리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갈등은 직접적으로 매버릭의 실력을 확인하고 교육을 납득한 작전조 후보생 모습이나 트라우마가 발생한 작전조원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신뢰를 쌓는 매버릭, 생명의 위기에서 서로를 구하게 된 매버릭과 작전조원 등 목표달성을 위한 교육과 실제 미션수행 과정에서 사라진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단순히 극적 기승전결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것을 믿는 MZ세대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강조하는 기성세대 갈등과 해결을 직접 보여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SBS 제공
사진=SBS 제공

'왜 오수재인가'는 생존을 위해 성공에만 목말랐던 변호사 오수재(서현진 분)가 로스쿨 학생 공찬(황인엽)과 로맨스 속에서 그동안 자신을 구렁텅이에 몰아넣다시피 했던 최태국(허준호 분) 등 빌런과 맞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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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만한 것은 '소통'이다. 물론 미스터리 장르 성격답게 사건 해결을 향한 다양한 힌트를 지닌 등장인물 역할과 행동이 공유되는 게 일반적이다. 성공가도를 달려온 스타 변호사가 단순히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르치는 로스쿨 학생들과 소통 속에서 사건의 길을 찾아나간다는 흐름은 최근 대중 사이에 필요한 소통방식을 제안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사진=ENA 채널 제공
사진=ENA 채널 제공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꼰대와 MZ 사이에 필요한 소통방식을 좀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사건해결 과정과 함께 우영우(박은빈 분)를 비롯해 이준호(강태오 분), 정명석(강기영 분), 권민우(주종혁 분), 최수연(하윤경 분), 동그라미(주현영 분) 등 인물 간 긴밀한 소통이다.

사진=ENA 채널 제공
사진=ENA 채널 제공

우영우와 동그라미의 관계 못지않게 선배 변호사 정명석과 우영우의 케미 또한 주목할 만하다. 물론 선배 입장에서 배려하는 성격이 크지만 당찬 모습에서 상대와 호흡을 알아가는 신입 변호사와 그를 있는 그대로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선배 변호사의 동반성장 이미지는 현 사회에 필요한 소통법이라 할 수 있다.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

'뿅뿅 지구오락실'은 나영석 PD의 신작예능이다. 코미디언 이은지와 오마이걸 미미, 래퍼 이영지, 아이브 안유진이 출연한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구성만 보면 국내외 곳곳을 다니는 이유가 '드래곤볼'에서 '토롱이'로 변하면서 액션감이 좀 더 추가된 정도 외에는 기상미션부터 사자성어 완성, 속담·상식·인물퀴즈 등 기본 게임 포맷이 시즌8까지 전개된 '신서유기'와 거의 같다. 하지만 인적 구성 변화로 인한 재미요소가 핵심이다.

사진=tvN 뿅뿅 지구오락실 캡처
사진=tvN 뿅뿅 지구오락실 캡처

아홉 번 시즌을 함께 해온 베테랑 예능인이 아닌 MZ세대 대표 여자 연예인 4인방이 보이는 돌발개성은 늘 거론되는 재미 요소다. 여기에 나 PD와 출연진 4인방의 톡톡 튀는 '티키타카'도 빼놓을 수 없다.

'뿅뿅 지구오락실' 속 나 PD는 자신의 예능 경력과 같은 21세 이영지와 막내 안유진 등 멤버 모두에게 게임 진행과 관련된 '역꼰대' 압박을 받곤 한다. 나 PD는 당황하면서도 출연자들의 요구 폭을 가능한 선에서는 받아들이면서 프로그램을 진행시킨다.

사진=tvN 뿅뿅 지구오락실 캡처
사진=tvN 뿅뿅 지구오락실 캡처

예상치 못한 스마트폰 활용으로 쉬워진 낙오 미션, 절대음감 게임에서의 신조어 실수, 허무하게 끝난 '토롱이' 체포미션 등 다양한 굴욕 속에서도 솔직하고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영석이 형' 나 PD부터 Z세대 동생들과 X세대를 잇는 M세대 이은지, Z세대의 솔직당당함 속에서도 쿨한 인정과 존중을 보이는 이영지, 안유진, 미미 등 멤버들의 케미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꼰대·MZ 소통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박동선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