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사망…향년 91세

소비에트연방(소련)의 마지막 최고 지도자를 지내고 '개혁·개방'을 이끈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러시아 주요 매체는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을 인용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30일(현지시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해당 병원에서 요양하고 있었다. 구체적 사인은 전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에 의한 사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91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지난 1985년 54세 나이로 소련 공산당 서기장으로 집권했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해 소련의 정치·경제 체제를 바꾼 것으로 평가 받았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로이터=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로이터=연합>

외교 부문에서도 새로운 노선을 택했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중거리핵전력(INF) 폐기 조약을 체결하고, 1989년 12월 몰타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동서 냉전 종결을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이듬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을 철수시켰다.

1988년 일당 독재를 포기하고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한편 본인이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1991년 8월 보수파에 의한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저지한 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줬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96년 또 한 번 러시아 대선에 출마했지만, 소련 붕괴와 이후 경제 침체로 인한 사회 혼란을 초래한 인물로 평가되면서 득표율 0.5%에 그쳤다.

2006년 11월에는 독일에서 경동맥 수술을 받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모스크바 인근에서 여생을 보내다 별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