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코리아 미래기술 40]에너지넷

에너지넷은 데이터 기반으로 생산과 수요 전반을 제어하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기술이다. 에너지(Energy)와 네트워크(Network)를 결합해 한국공학한림원이 새로 고안한 용어다. 사물인터넷(IoT) 개념을 에너지 분야에 접목한 '에너지 인터넷(IoE)'을 확장한 콘셉트다. 일반적으로 전력 중심으로 구성된 IoE에 생산단과 소비단을 연결하는 데이터 기반 제어를 넘어 생산이 에너지 소비를 추종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

에너지넷 가치사슬. <자료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에너지넷 가치사슬. <자료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에너지넷은 에너지 공급과 수요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에너지 생산자와 수요자를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고 생산하는 양을 소비에 맞춰 조절함으로써 에너지 효율 40% 향상, 에너지 자립 50% 이상 달성 등을 목표로 하는 이 기술을 제안했다.

마이크로그리드 기술과 커뮤니티 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제어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이 핵심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인프라 투자·일자리법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를 확장하기 위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공청회를 지난 5월 개최하는 등 근거법안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태양전지, 원자력 등 에너지 생산요소를 소비하는 곳과 데이터 기반으로 연결해 제어한다. 이를 위해서는 분절화된 각 섹터를 전기화한 에너지시스템에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에너지넷은 스마트 수요관리, 재생에너지와 수요자원 통합 운용, 스마트 충전 네트워크, 미니 그리드 등 기술이 융합된 총체다.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개략도. <자료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개략도. <자료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최근 건물 및 도시 부문 탄소중립 요구가 증대되는 추세와 어울린다. 도시환경에서 건물, 도로, 자동차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태양전기 기술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개발로 소규모 커뮤니티 단위에서 에너지 공급과 수요를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대상 시장은 가상발전소(VPP), 빅데이터, 수요반응(DR), 에너지관리시스템 등이다. 전 세계 가상발전소 시장은 2028년 67억4000만달러(약 8조원), 빅데이터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11.28% 성장, 수요반응(DR) 시장은 2025년 17억1000만달러(약 2조원), 에너지관리시스템은 2030년 1619억달러(약 194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 에너지넷 기술을 시험하기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다. 땅은 좁지만 전력망, 지하가스 배관망 등이 5000㎞ 이상 인프라로 구축돼있어 이들을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해 운용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부총장은 “우리 전력, 가스, 전기차 등 각 에너지 사업마다 분절화된 경향이 강하다”며 “에너지넷을 구축해 생태계를 만들고 분절화된 이들을 연결하면 추후 가스배관망이 수소배관망이 되고 전기자율차가 활성화되는 다가올 미래에 신산업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