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교수의 펀한 기술경영]<332>새 역동적 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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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보 니치(Nouveau Niche). 누보는 프랑스어로 '새로운'이나 '최근'이란 의미다. '보졸레 산 햇포도주'란 의미의 보졸레 누보의 누보도 이것이다. 니치도 중세 프랑스어 동사 니셰(nicher)에서 유래했다. '둥지'란 의미의 라틴어에서 파생된 '둥지 만들기'란 의미로 프랑스어가 됐다.

그러다 장식용 물건을 놓기 위해 벽 구석에 작은 둥지 모양으로 만든 치장을 지칭하는 영어 니치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틈새 또는 틈새시장이라는 뜻을 원래의 벽감(壁龕)이란 의미와 함께 갖게 되었다. 그러니 누보 니치를 우리말로 하면 새로 만들어진 틈새시장 정도가 되겠다.

혁신에 유별난 특징이 있을까. 아니 혁신에는 공통된 지향점이 있을까. 누가 뭐라고 주장하든 분명한 공통점 하나는 역동적이란 것이다. 이건 살아있고, 움직이고 변화한다는 의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꽤 예전의 치약시장엔 2달러 안팎의, 튜브에 넣은 제품이 주류였다고 한다. 물론 다른 선택지가 있기는 했다. 치과의 미백 처치란 것이 있었다. 단지 1000달러는 낼 각오를 해야 했다.

그러다 차츰 소득이 늘고 상위 계층이 두터워진다. 이즈음 프로폴리스와 몰약을 넣은 5달러짜리 치약이 나온다. 어떤 브랜드 치약은 8달러나 했다. 반대로 1000달러 하던 미백 처치는 반값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이때 마치 양쪽에서 밀어 올린 이 중간에 44달러짜리 미백용 테이프인 화이트스트립이 출시된다. 이건 1년 만에 2억달러짜리 신제품이 되었다.

칫솔시장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원래 하나에 1달러 안팎의 막대형 칫솔이 전부였다. 그러다 칫솔모를 개량한 몇 달러짜리 칫솔도 나온다. 다른 쪽에선 100달러짜리 전동칫솔 값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즈음 5달러짜리 배터리로 작동하는 스핀브러시(SpinBrush)가 나온다. 이 닥터 존스 스핀브러시는 2001년 프록터앤드갬블(P&G)에 거의 5억달러에 팔린다.

피자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오래전 피자 시장은 10달러 정도하는 피자가게들과 1달러나 비싸도 2달러 하는 냉동피자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러다 피자는 좋은 날에 먹는 요리라기보다 주말이면 으레 떠올리는 메뉴가 되어 간다. 그리고 이즈음 배달피자가 7달러 정도로 저렴해진다.

이때쯤 크래프트 푸드(Kraft Food)는 디조르노(DiGiorno) 피자 브랜드를 내놓는다. 가격은 5 달러. 누구도 이 가격의 냉동 피자가 성공할 줄 몰랐다. 하지만 이걸 기획한 케이 하벤(Kay Haben)은 브랜드위크에서 '올해의 마케팅 구루'로 선정되기도 한다. 디조르노가 시장에 출현한 지 2년 만에 냉동 피자 시장은 네 배로 커진다. 디조르노는 냉동피자의 베스트셀러 브랜드가 되고, 이후 냉동피자의 전설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 됐다.

종종 어떻게 혁신하면 되는지 물어 오곤 한다. 그때면 되묻는 건 두 가지다. 당신의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당신이 지금 무얼 준비하고 있는지.

혁신을 설명하는 가장 깊이 있는 두 단어 가운데 하나는 '다이내믹'(역동적)이란 것이다. 움직이는 시장과 그 속에 살아서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시장들만 잘 봐도 당신의 혁신 가운데 태반은 지금보다 더 나은 실적표를 내밀 테다.

혹시라도 당신 전임자가 창고에 재고를 잔뜩 쌓아 놓고 나갔다면 더더욱 이 조언을 기억했으면 한다. 당신 앞에 기회가 놓여 있다.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