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MPK-부산대, 레이저 펄스 파헤치는 측정 기술 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분광계 없이도 펨토초 찰나 빛을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원자나 분자 단위 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을 관찰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포스텍 물리학과와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연구소(MPK) 김동언 교수,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김승철 교수·알렉산더 글리세린 박사 공동연구팀이 분광계 없이도 펨토초 찰나 빛의 특성을 정확히 알 수 있는 펄스 측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분광계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측정 비용과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광계 없이도 펨토초 찰나 빛을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김동언 포스텍 교수, 김승철 부산대 교수, 알렉산더 글리세린 부산대 박사.
분광계 없이도 펨토초 찰나 빛을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김동언 포스텍 교수, 김승철 부산대 교수, 알렉산더 글리세린 부산대 박사.

기존에는 찰나의 빛 특성을 알기 위해 하나의 펄스를 균일하게 둘로 쪼갬으로써 시간 정보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다만 동일한 펄스 복사본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펄스 스펙트럼 위상이 손실돼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분광 측정으로 스펙트럼 위상을 재구성하거나 직접 감지하는 다양한 광학 계측 방법이 개발됐다. 현재는 '프로그(FROG)'나 '스파이더(SPIDER)'라는 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여전히 실험 과정이 복잡하고 분광계를 사용해야 한다.

연구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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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두 개의 펄스 중 하나를 약하게 만들어 동일성을 깨는 전략을 세웠다. 펄스의 세기를 불균형하게 만들어 동일성을 깨면, 위상 정보가 보존됨을 보이고, 이 위상 정보를 추출해 완벽한 펄스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 기술로 6펨토초의 레이저 펄스에 대한 측정 결과와 기존 프로그 기술로 측정한 값과 비교해 일치성이 매우 높은 것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기술을 펭귄(PENGUIN:불균형세기 위상활용 비선형 추출)이라고 명명했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극고속 비방사 전기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극고속 비방사 전기장은 스펙트럼 정보를 알기 어려운 현상으로 지금까지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했다. 즉, 이번 연구성과는 스펙트럼 정보 없이도 찰나의 빛의 시간적 특성을 알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결과다.

한국연구재단과 한국기술진흥원 역량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빛:과학과 응용(Light:Science & Application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