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업계 "주유소 폐업 및 에너지슈퍼스테이션 전환 지원 절실"

사업 다각화-유통정책 개선 필요
알뜰주유소 불공정 경쟁 유발
주유소 수익성 개선 초점 맞춰야

[사진= 전자신문 DB]
[사진= 전자신문 DB]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 주요소 추이

국내 석유업계가 주유소 폐업 및 미래형 주유소인 에너지슈퍼스테이션으로의 전환을 위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또 불공정 경쟁을 유발한다며 알뜰주유소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와 대한석유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에너지전환시대 주유소 혁신과 사업 다각화, 석유유통정책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부터 '에너지전환시대 석유유통산업'을 주제로 국회 정책토론회를 진행해오고 있다.

최동원 산업연구원 박사는 주유소 사업 다각화와 혁신 지원방안 기조 발제에서 향후 한계 주유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근본 대책으로 정부가 사업 전환을 유도하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소에너지 전환으로 주유소 경영 악화는 가속하고, 폐업은 급증할 것”이라면서 “주유소 폐업 지원은 토양오염 확대 예방 등 공익 가치 측면에서 필요하겠지만 여러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 대책으로는 기존 주유소들이 에너지슈퍼스테이션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주유소가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 다각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경기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유소 사업 다각화를 위해 에너지슈퍼스테이션 전환 지원, 질서 있는 주유소 퇴진을 위한 '좌초자산 보상 제도' 시행을 제안했다. 좌초자산은 시장 환경 변화로 가치가 하락하고 부채가 된 자산을 일컫는다.

석유업계는 알뜰주유소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뜰주유소는 농협과 석유공사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값싸게 구매해 일반 주유소보다 싼 가격에 공급하는 제도다. 기름값 하향 안정화 목적으로 도입됐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알뜰주유소 사업 경과와 개선 방향 기조 발제에서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알뜰주유소 제도 도입 및 수행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중장기 관점에서 참여자 간에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과제로는 알뜰유에 대한 유연한 가격 운용정책 수립을 제시했다. 중장기 과제로는 △융·복합 스테이션 및 공익사 업 등 공공성 제고를 위한 신사업 모델 추진 △알뜰주유소 사업 참여자 간 상생 도모 및 운영주체 재구성 검토 등을 제안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알뜰주유소 정책 결과로 소비자 후생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주유소에만 싸게 공급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 경쟁을 유발한다”면서 “일반 주유소는 판매량 감소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주유소가 알뜰주유소가 되도록 하거나 주유소가 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장려 또는 기존 사업자에게 탈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 회장은 “석유업계는 요소수 부족, 기름값 상승,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석유 수급 문제 등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 해결해 왔다”면서 “그러나 정작 석유유통산업은 가격경쟁 심화와 인건비 상승, 카드수수료 부담, 코로나19 팬데믹과 고유가에 따른 소비 감소 등 '3중고'를 겪으며 경영위기가 일상화됐고 에너지전환이라는 새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주유소가 에너지전환 정책에 부응해 에너지슈퍼스테이션으로 전환·혁신할 수 있도록 전·폐업 체계적 지원 등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