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54〉방위산업이 일반산업과 다른 면은 무엇인가

[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54〉방위산업이 일반산업과 다른 면은 무엇인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산업군이 있다. 다름 아닌 방위산업이다. 그간 사회 전반적으로 방위산업이 크게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방위산업이 내포하고 있는 특수성 때문이다. 방위산업은 공급자(방산업체)와 수요자(정부)가 한정된 산업이다. 이에 정부를 제외한 불특정 다수 일반인은 시장 참여자가 아니다. 설사 특정 경제주체가 방위산업에 관심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쉽게 참여할 수 없다.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돼 방위산업 기업은 다양한 활동에 있어 많은 부분 제약을 받게 된다.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정보도 관리 대상이며 수출 시 방위사업청 허가가 필요하고 국제수출통제체제에 의해 수출 등이 제한된다.

방산업체 해외 진출 시 현지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계약부터 물품 인도까지 긴 시간 소요되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운용하는 방산물자 특성상 후속 지원 등이 필요하다 보니 국가 차원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 방산 수출은 대출 규모가 크고 장기간 거래로 상업은행을 통한 대출은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증·대출 등 지원이 국가 차원에서 지원돼야 한다.

방위산업 제품은 판매 방식도 일반산업과 다르다. 방산 제품은 단독 제품을 수출하는 일반 상품과 다르게 전체 무기체계와 연계성이 매우 중요하다. 또 단순히 제품 수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외로부터 무기 또는 장비 등을 구매할 때 계약 상대방으로부터 관련 기술 등을 이전받거나 상대국에 국산 무기·장비·부품을 수출하는 등 일정한 반대급부를 제공받는 것을 조건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방위산업 관련 제품은 시장가격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통상적으로 방위산업 물품은 원가와 이윤을 보상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게 통상적이다. 정부가 방산원가에 적정 비율의 이윤을 더해 보상하는 방식으로 방산업체의 원가절감 유인책이 없는 문제가 있다. 오히려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은 방산업체가 원가자료를 제출하면 방위사업청 원가팀에서 실사 등을 통해 원가를 계산하고 심사팀에서 이를 심사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이 있는데, 여기서 원가로 더 많은 금액을 인정받는 것이 높은 가격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100대 방산업체 중 40곳이 미국 업체며 뒤를 이어 러시아(9개), 영국(8개), 프랑스(6개), 중국(5개), 일본(5개) 순이다. 100대 방산업체 중 상위 10개 업체는 무기판매 금액의 53.3%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6개, 중국 3개 영국 1개다. 100대 방산업체에 국내업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LIG넥스원, 한화 4곳이 포함되어 있다. 100대 방산업체 무기판매 금액의 53.5%를 미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중국(12.6%), 영국(7.3%), 러시아(5.0%), 프랑스(4.7%) 순이며, 항공기가 세계 무기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뒤를 이어 미사일과 함정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방위산업 부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국가는 단연코 우리나라다. 2017~2021년 주요국 중 무기 수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우리나라로 176.8% 증가했다. 특히 2017~2021년 함정 수출이 2012~2016년 대비 1660% 증가하며 한국 무기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현재 세계 무기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 여덟 번째다.

한국의 주요 수출 상대국은 터키(28%), 인도네시아(27%), 이라크(23%)에서 '17-'21년 필리핀(16%), 인도네시아(14%), 영국(14%) 순이다.

2020년 세계 100대 방산업체 무기판매 금액은 5305억달러 규모며 군사비 지출 증가 영향 등으로 2014년 이후 연평균 4.9%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세계 군사비는 2014년부터 증가 추세로 2조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 중이다. 급성장하는 방위산업 시장과 주목받고 있는 국내 기업을 고려할 때 국방산업에 우리가 주목할 이유는 충분하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