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성장 걸림돌로 꼽히는 규제 타파 의지도 재확인했다. 벤처캐피털(VC) 투자 축소 흐름에 대해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장관은 6일(현지시간) CES 2023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유레카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참관 소감과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 방안 등을 밝혔다.
이 장관은 CES 2023 참관 소감으로 “10여년 전부터 이야기되던 초연결이 현실화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가전이나 차량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SW)를 보며 규모가 큰 싸움에 선전할 수 있을지 가슴이 답답해지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경제 분야는 돌격대로 들어가서 깃발을 먼저 꽂아야 하는데 스타트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기억에 남는 다른 국가 부스로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해 유럽 허브가 되려는 프랑스를 꼽았다. 지향점으로는 테크 강국으로 여겨지는 이스라엘을 언급했다. 이 장관은 “이스라엘 기업은 부스에서 전시보다는 호텔에서 고객과 구체적 논의를 벌인 후 천문학적 규모로 엑시트가 이뤄진다”며 “중기부도 글로벌 빅테크 유니콘와 맞손 잡는 정책을 추진하는데 여기와서 보니 방향성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CES를 스타트업이 기술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거점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최근 벤처캐피털(VC) 투자 위축으로 인한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코로나 펜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 악조건 속에도 벤처펀드 조성액은 유동성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재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펀드 집행률이 떨어지는 것은 맞다”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지 스타트업 중심으로 일으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 위축이 장기화될시 매출이 적거나 연구개발(R&D) 비용이 많이 들어 위험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정책자금 지원 방안을 발표한다. 지난해 말에는 당장 자본잠식 위기가 있더라도 미래가 유망한다고 판단되는 딥테크 기업에 5년간 2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과거에는 전부 아니면 전무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경계에 놓인 기업에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재작년 말 통과한 기업형벤처캐피털(CVC)에도 기대를 걸었다. 대기업의 플랫폼과 유통망을 접목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규제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장관은 “규제는 파괴적인 수준으로 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2월달 규제자유특구를 업그레이드한 정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장관은 “올해에는 디지털·딥테크 기업이 내수를 넘어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산업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지원, 글로벌 펀드 확대 조성, 인·아웃바운드 규제 해소 등을 통해 스케일업과 글로벌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