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뚫고 시장 선점' 美 진출 속도 내는 LG엔솔…토요타·현대 등 추가 협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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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와 '배터리 컴퍼니' 설립
업계서 현지 합작사 최다 보유
수요처 확보…IRA 장벽 극복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으로 무역장벽을 쌓는 가운데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 3곳과 미국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이뤄낸 데다,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추가 협력까지 예정돼 시장 선점에 한발 다가서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3일 혼다와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을 공식 발표했다. 양사는 오하이오에 '엘에이치 배터리 컴퍼니(L-H Battery Company)'를 세우기로 하고 44억달러(약 5조5000억원) 투자를 확정했다. 순수 전기차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40기가와트시 규모)를 2025년 말부터 양산하기로 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과 미베 토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 계약 후 기념촬영한 모습.(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과 미베 토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 계약 후 기념촬영한 모습.(LG에너지솔루션 제공)>

혼다와 합작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완성차 회사와 손잡은 세 번째 사례다. 회사는 앞서 GM과 '얼티엄셀즈'를, 스텔란티스와는 '넥스트스타에너지'를 세웠다. 얼티엄셀즈는 오하이오·테네시·미시간주에, 넥스트스타에너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공장을 마련했거나 건설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로써 배터리 업계에서 미국에 가장 많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둔 기업이 됐다. 지금까지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SK온이 포드, 파나소닉이 테슬라와 손잡은 것과 비교하면 공격적이면서 발빠른 행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글로벌 완성차와의 추가 협력이 예고됐다.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와 현대자동차가 미국 합작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해 임직원들과 미팅에서 “1분기 새로운 배터리 합작 투자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깜짝 놀랄 만큼 많은 고객을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와 완성차 회사들의 합작이 주목되는 이유는 미국이 떠오르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면서 진입 장벽은 높아지고 있어서다.

미국은 지난해 자국 생산 전기차와 부품에 인센티브를 주는 법(IRA)을 만들었다. 이는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제품은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는 뜻으로 지원에서 제외되면 시장 퇴출 가능성이 커진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에서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들이 합작이든 직접 투자든 여러 형태로 미국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1000만대 규모에서 2030년 5000만대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 전기차는 2030년 전체의 약 20%인 1000만대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되는 것이다.

또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1년 64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453GWh로 연평균 63%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어 미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수록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 수혜가 예상되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기회를 잡기 위해 안정적 수요처 확보가 가능한 합작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가 전기차 핵심 부품이다보니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해줄 수 있는 회사를 확보하는 게 완성차 입장에서는 시급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추가 합작 가능성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