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 전환에 따른 설비 예지보전 최적화 솔루션 가이드

윤병동 원프레딕트 대표이사
윤병동 원프레딕트 대표이사

디지털 전환은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개념이 아니라 여러 발전 단계를 거쳐 진화해왔다. 미국의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는 그 발전 단계를 3단계로 구분해서 정리했다. 첫 시작은 1990년대 말 PC 중심의 전자화(digitization)였다. 이전에는 수기로 작성되고 보관됐던 아날로그 정보들이 이 시기부터는 워드 프로그램 등을 통해 PC에 디지털 정보로 전환됐다. 그 이후에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등장했다. 이 시기에는 단순 정보뿐만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디지털화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공정 자동화, ERP, SCM 등 업무 처리 방식에 IT 기술을 적용해 업무의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돕는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단계에서 이르러서야 현재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등장한다. 이 때부터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했다. 즉, 클라우드, 모바일 기술 등이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접속 환경을 다변화하고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변화시킨, 가장 광범위한 수준의 변화인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발전 3단계
디지털 전환의 발전 3단계

이번 글의 키워드인 '설비 유지보수의 디지털화'는 이 중 두번째 단계인 '디지털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설비 예지보전'이라고 불리는 해당 영역은 현재 스마트팩토리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설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IoT 및 AI 기술로 분석해 설비의 현재 및 미래 상태를 진단, 예측하는 해당 솔루션을 산업 현장에 적용 시 △다운타임 최소화 △생산성 및 제조 품질 극대화 △사고 예방 △리소스 고부가가치화(또는 설비 운영 관리 효율화) 등 전례 없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상에서 해당 솔루션을 디지털 트윈 형태로 제공 시 △실시간 고객지원 △접근성 △최신성 측면에 강점을 가지며 산업 현장 내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한다.

이번 글에서는 최소한의 리소스(비용, 시간, 인력)로 설비 예지보전 솔루션 도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정답은 디지털 전환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 디지털 전환이란,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업에서 별도의 서버를 구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서버 구축 및 운영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처음 도입 시 큰 비용을 지출할 필요 없이 월 단위 혹은 연 단위 구독료로 부담 없이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클라우드 활용의 잘 알려진 장점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설비 예지보전 솔루션을 활용 시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설비 관리자와 솔루션 개발자가 담당 설비들에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설비 관리자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빠른 최적의 의사결정을 도와 다운타임 최소화, 생산성 및 제조 품질 극대화, 사고 예방 등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솔루션 개발사 측에서도 설비 데이터 및 운영·정비 이력에 대해 실시간 싱크가 돼 설비 이상 등의 이슈가 발생했을 경우 실시간 상담 및 고객 대응을 할 수 있다.

또한 사업장 내 제한된 PC에서만 모니터링 대시보드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과는 달리,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설비 관리자가 언제 어디서든 설비의 상태를 디지털 트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장과 사무실을 떠나 외근이나 출장을 떠났어도 설비와는 언제나 연결돼 있기 때문에 보다 촘촘한 설비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것이 설비 운영 관리 업무 효율화이며, 다시 말해 리소스의 고부가가치화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한번 설치 후 간헐적으로 버전업을 지원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고 고객별 데이터를 활용한 업데이트가 자동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설비 관리자는 별도의 리소스를 투입할 필요 없이 언제나 가장 최신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클라우드의 활용은 다른 말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SaaS' (Software as a Service)라고 불리며 이미 소프트웨어 업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마이크로소프트 365, 어도비 등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들 역시 SaaS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SaaS가 가진 가볍고 빠르고 쉬운 활용성을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SaaS가 가볍고 빠르고 쉬운 활용성을 통해 B2C 시장의 소비자를 제품을 넘어 더 넓은 세상에 연결시킨 것처럼, B2B 설비 예지보전 시장에서는 설비 관리자가 디지털 전환이 적용된 산업 현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윤병동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원프레딕트 대표이사) contact@onepredic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