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덮친 '최강 한파'…서울은 체감 -25도, 중국은 -53도까지 떨어져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 제주시 중심가 도로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 제주시 중심가 도로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 마지막날 찾아온 북극 한파로 한중일이 얼어붙었다.

25일 오전 7시 기준 서울 일최저기온은 오전 2시께 기록된 영하 17.3도. 2000년대 들어서는 단 9일 밖에 기록되지 않은 영하 17도 이하의 한파가 어제부터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기록에 따르면 1904년부터 지금까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 아래로 떨어진 적은 이번 24~25일을 포함해 단 173일이다. 대부분이 1980년 이전에 기록된 것이며, 2000년대 들어서는 총 9일로 열흘이 채 되지 않는다.

바람까지 거세 이날 6시께 서울 체감온도는 영하 24.7도까지 떨어졌다. 서울 내에서 동작구(신대방동)는 오전 6시 29분 기온이 영하 19.3도, 비슷한 시각 체감온도가 영하 25.7도까지 내려갔다.

강원영서북부나 경기북부에 견주면 서울은 '따뜻한 편'으로 강원 철원군(김화읍)은 오전 6시 33분 기온이 영하 25.1도까지 떨어졌다. 철원군 체감온도는 0시 35분 영하 28.3도까지 낮아졌다.

이번 강추위는 대기의 동서 흐름이 막히는 ‘블로킹’ 현상 때문에 시베리아에 쌓였던 북극 한기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발생했다.

차가운 북극 한기는 북서쪽에서 남하하면서 앞서 인접한 중국에 영향을 미쳤고, 우리나라를 지난 뒤 일본에 유입됐다.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시 기온은 지난 22일 영하 53도까지 떨어지며 관측 이래 최저기온 신기록을 세웠다. 영하 50도 이하의 맹추위는 3일 이상 지속되고 있다. 모허시는 연평균 기온이 영하 3도대로 ‘중국의 북극’으로 불리는 지역이지만 이번 같은 혹한은 이 지역에서도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찬 공기가 바다를 건너며 수증기를 품은 탓에 서쪽에 폭설이 예상된다. 눈이 가장 많이 오는 곳은 호쿠리쿠 지역으로 1m에 가까운 적설량이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은 일본 전국적으로 기온이 떨어져 24일부터 26일까지 10년에 한 번 정도 오는 한파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