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110〉챗GPT 등장, AI 시대 교육계 위기인가?

[ET대학포럼]〈110〉챗GPT 등장, AI 시대 교육계 위기인가?

오픈AI의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지난해 11월 말 혜성과 같이 등장한 인공지능(AI) 챗봇으로, 2개월 만에 사용자가 1억명이 됐다. 이달 초에는 유료버전을 출시했다. 챗GPT는 2018년 최초 공개 이후 계속 업데이트되며 현재GPT-3.5가 대중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게 됐다.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챗GPT 활용에 대한 관심과 실험이 등장하였는데, 교육 분야에서 보면 미국의 챗GPT를 활용한 실험에서 MBA, 로스쿨, 의사면허시험까지 통과하는 시험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챗GPT로 작성한 논문은 논문 표절 검사에서도 안정적 표절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교육 분야에서 챗GPT의 등장은 긍정적 측면보다 많은 우려를 이야기하고 있다. 챗GPT로 작성한 자료인지를 탐지하는 zero GPT, detect GPT가 등장하고 있지만 얼마나 방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필자가 직접 챗GPT에 물어본 결과 이를 구별하기를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챗GPT가 교육계에 던지는 위기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이 제출한 과제가 챗GPT를 활용했다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학생은 논술이나 프로그래밍 과제에서 챗GPT를 활용해서 제출할 수 있다. 과제를 평가할 때 교수자는 챗GPT를 활용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과물 그대로 점수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둘째 그렇다면 학교에서 챗GPT 사용을 금해야 하는가? 학교 관계자는 당장 챗GPT 사용을 확인할 수 있는 대책은 없다고 난감해하며 교내에서 챗GPT 접속을 차단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셋째 챗GPT가 인간과 대화하듯 모든 질문에 답변해 준다면 과연 교수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과거에도 컴퓨터의 교육적 활용과 에듀테크의 활성화는 교수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사건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AI가 인간을 가르치는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가정에 공감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기 위해 우리는 교육 현장에서 챗GPT를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첫째 교수자와 학생에게 챗GPT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특히 교수자는 챗GPT 사용법을 익히고, 학생의 챗GPT 사용 패턴 인지는 물론 적절한 교육적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한 지식 중심의 교육 목표보다 고차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교육 목표를 추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둘째 학생에게 챗GPT를 활용한 과제에 관한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에게 저작권이나 표절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시키고, 이러한 행위의 문제점을 스스로 판단 및 지양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교육의 결과로 작성되는 각종 산출물에 대한 창의성을 강조해야 한다. 예전에 손으로 계산하던 것을 계산기가 계산해 주는 시대가 왔을 때 계산기 사용을 막을 필요가 없듯 AI 기술을 금할 것이 아니라 적극 활용해서 더 발전되고 창의적인 생성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챗GPT를 활용하면 자료 수집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는데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도록 학습전략의 변화를 유도하여야 한다. 넷째 숙제가 아니라 수업시간에 창작 활동을 수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수업시간의 챗GPT 사용은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개별 또는 팀별 창작 활동을 통한 독창적인 창작이 가능할 수 있다. 다섯째 과제 중심의 일회성 평가에서 벗어나 평가방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집에서 수행하는 과제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 퀴즈, 시험, 팀 활동 등 다양한 수업 활동과 학습 과정 평가 등 평가를 다양하게 해야 한다.

AI는 인간이 만든 최대의 산물이지만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띄어넘을 수는 없다. AI 기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 결과물을 그대로 현실에 적용할 수는 없다. 기초 작업은 AI가 하더라도 고도의 지능을 지닌 인간의 마무리 작업은 필요하다. 우리는 AI 기술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유능한 인재 양성 교육의 근본 목표를 직시하여야 한다.

장은정 동덕여대 교수·한국교육정보미디어학회 회장 ejjang@dongd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