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수소발전 입찰시장' 상반기 개설…수조원 거래 기대

세계 첫 '수소발전 입찰시장' 상반기 개설…수조원 거래 기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수소발전 입찰시장 연도별 누적 구매량

정부가 올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한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기존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에서 수소발전을 분리한 것이다. 연료전지, 수소터빈, 수소엔진, 암모니아 혼소 등 다양한 수소발전 기술이 경쟁하도록 입찰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시장 개설로 향후 5년 동안 수조원에 이르는 수소 입찰 물량이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소발전 입찰시장 연도별 구매량 산정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수소발전 전용 입찰시장 개설이 핵심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입찰시장 개설물량, 연도별 구매자 구매량 등을 담았다. 수소발전 전용 입찰시장 개설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재생에너지와는 별개의 수소발전만을 위한 지원제도가 구축됐다.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요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요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발전 입찰 시장은 '일반수소 발전시장'과 '청정수소 발전시장'으로 구분 운영될 예정이다. '일반수소 발전시장'은 그동안 연료전지가 보급된 생태계를 고려해서 추출수소·부생수소 사용을 허용하되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장점을 살리도록 구성한다. 올해부터 입찰시장을 개설하고 2025년부터 매년 1300GWh씩 신규 입찰을 시행한다.

'청정수소 발전시장'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등을 활용하는 '블루수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신규 개설 예정으로 입찰은 2027년부터 3000~3500GWh 규모로 시행한다.

입찰 물량은 한국전력공사와 구역전기사업자가 2025년부터 구매한다. 전체 구매량은 2025년 1300GWh에서 2028년 누적 1만4700GWh 등 단계별로 확대한다. 산업부는 RE100(재생에너지 100%), CF100(무탄소 100%) 달성을 위한 무탄소 발전 구매 수요를 고려해 의무구매자 외에도 수소발전량을 직접 구매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한 예로 RE100을 달성하려는 기업이 실적을 채우기 위해 '그린수소' 발전량을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향후 5년 동안 수조원에 이르는 물량이 거래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 발전단가를 현행 수준인 ㎾h당 250원으로 가정하고 2028년까지 의무구매량 1만4700GWh를 곱하면 3조6700억원 규모 시장이 형성된다. 향후 수소 발전단가가 하락하는 등 변동 여지는 있지만 최소 조 단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소 업계에선 산업부가 제시한 청정수소 입찰시장 개설 '시점'과 입찰 '물량'에 부족함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당장 3년 안에 청정수소 생산과 도입부터 발전설비 구축까지 전 과정을 준비해 전력을 생산하기에는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연료전지 업계는 연간 입찰물량 부족을 지적했다. 산업부는 2025년부터 일반수소 발전시장에서 매년 1300GWh씩 신규 입찰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설비용량으로 따지면 연 200㎿ 수준이다. 반면, 전기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은 연료전지 발전 물량은 약 7GW 수준으로 이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라는 한정된 물량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구조다. 경쟁에 밀려 낙찰을 받지 못하면 무기한 기다려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