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가 데이터 경영을 위한 디지털전환(DT)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식자재·단체급식 시장은 인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성장한 산업으로 꼽혀왔다. CJ프레시웨이는 개인, 조직별 흩어져 있던 정보를 데이터로 전환해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대응한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21년 디지털혁신담당을 조직해 데이터 자산화를 통한 발판을 마련했고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전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첫 DT 프로젝트 성과로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지난달 공개했다. CRM 시스템은 고객사의 계약사항, 매출현황, 고객의 소리(VoC)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CRM 시스템 사용률은 현재 기준 97%에 달한다. 프로그램 도입 후 실제 실무에서 활용률이 한달여만에 90%를 웃도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자체 온라인 주문 시스템인 '온리원푸드넷'을 e커머스형으로 개편하고 단체급식장에서 사용하는 메뉴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시스템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2021년 처음 '온리원푸드넷'에 적용한 상품 큐레이션 알고리즘을 더욱 정교화해 알고리즘 추천 상품의 구매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김종호 CJ프레시웨이 디지털혁신담당 경영리더(CIO)는 “상품 추천 큐레이션 알고리즘은 매일 다른 식단을 구상해야 하는 단체급식장에서 반응이 높은 편”이라며 “올 1월 기준 매출이 발생한 고객사 중 약 97%가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받은 식자재를 구매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CJ프레시웨이가 DT를 본격 추진하고 나선 것은 불과 2년 전이다. 지난 2021년 10월 DT전담조직인 디지털혁신담당이 꾸려졌고 이후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디지털 콜라보레이션(Digital Collaboration) △옴니 채널 경험(Omni Channel Experience) △글로벌 클라우드(Global Cloud) 등 디지털 전환 4대 전략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DT업무를 전담하는 디지털혁신담당 조직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혁신담당 규모는 지난해 약 20명에서 현재 40명 수준으로 늘었다. 조직은 △DT기획팀 △DT플랫폼팀 △DT추진팀 총 3개 팀이다. 각 팀에서는 정보기술(IT) 프로젝트 기획 및 추진, IT시스템 운영 및 인프라 관리, 빅데이터 분석 등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다.
작년 가장 큰 성과는 국내 기업 최초로 구축형(On-Premise)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우수 사례로도 발표된 바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IT인프라를 더욱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고 추가 서버를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약 2개월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했다.
실제로 전년 대비 주문량이 22%, 트랜젝션(데이터베이스 작업 단위)이 55% 증가했지만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또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사내 임직원은 상품, 영업, 마케팅, 물류 등 전 밸류체인 데이터를 분석 및 활용할 수 있다.
김 경영리더는 “고객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사업성과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또한 아직 조직이 신설된지 얼마되지 않아 올해는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안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