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박경덕 물리학과 교수·통합과정 구연정 씨, 러시아 ITMO대 바실리 크랍초프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종접합반도체에 존재하는 층내엑시톤과, 층간엑시톤을 활용하여 기존 트랜지스터의 한계를 극복한 '나노 엑시톤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새로운 데이터 처리 전략인 나노 엑시톤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이형우 씨, 박경덕 교수, 통합과정 구연정 씨.](https://img.etnews.com/photonews/2304/1637075_20230404142218_362_0001.jpg)
반도체 물질이 빛을 내게 하는 '엑시톤'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상태에서 빛과 물질 간 전환이 자유로워 발열이 적은 차세대 발광소자나 양자 정보통신 광원 개발의 핵심이다. 서로 다른 반도체 물질을 두 층으로 쌓아 만든 이종접합반도체에는 두 가지 종류의 엑시톤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수평 방향성을 가진 층내엑시톤이고, 다른 하나는 수직 방향성을 가진 층간엑시톤이다.
두 엑시톤이 방출하는 광신호는 서로 다른 빛과 지속 시간, 결맞음 시간을 갖고 있다. 두 광신호를 각각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면 2비트 엑시톤 트랜지스터를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빛의 회절한계와 더불어 이종접합반도체물질의 불균질성과 층간엑시톤의 낮은 발광효율 때문에 층내엑시톤과 층간엑시톤을 나노 공간에서 제어하기 어려웠다.
![연구관련 이미지](https://img.etnews.com/photonews/2304/1637075_20230404142218_362_0002.jpg)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반도체 물질을 나노 탐침으로 눌러 엑시톤 나노공간제어 원천기술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엑시톤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 탐침에 비추는 빛의 편광에 따라 엑시톤 밀도와 발광효율을 원격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나노 광공진기와 공간광변조기를 결합한 위 방식의 최대 장점은 반도체 물질의 물리적 손상을 최소화하며 가역적으로 엑시톤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빛을 이용한 나노 엑시톤 트랜지스터를 이용하면 방대한 양의 정보를 빛의 속도로 처리하면서도 열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데이터 폭증 시대에 새로운 데이터 처리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의 제1저자인 구연정 씨는 “나노 엑시톤 트랜지스터는 AI 기술에 의해 생성된 데이터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광학 컴퓨터 실현을 위한 핵심 구성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