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싱킹Ⅱ]〈52〉 실패 속에서 찾은 혁신의 열쇠(1)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이후 우리는 모든 산업에 지속적으로 혁신을 요구해 왔다. 디지털 변혁의 시대에 혁신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 이상으로 새롭고 더 나은 것을 창조하도록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혁신의 비결이 무엇인지, 어떻게 매번 어렵고 모호한 문제들에 대해 새롭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질문한다면 그 해답은 실패에 있다. 혁신을 여는 비결 중 하나로 디자인 싱킹을 고려해 봐도 좋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실패는 ‘일이 예상대로 되지 않거나 그르침’을 의미한다. 라틴어 ‘fallere’에서 유래한 것으로 ‘비틀거리다, 넘어지게 하다’를 뜻한다. 이후 중세 라틴어와 고대 프랑스어를 통해 현재의 ‘failure’가 되면서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다’ 또는 ‘기대되는 성공 또는 목표 달성에서 실패하다’를 의미하게 됐다.

실패는 인생의 많은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실패는 인생에서 불가피한 부분이지만 결과적으로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혁신이 탄생한다. 이는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이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과를 반영해 실패를 받아들이고 그로부터 배우는 태도는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디자인 싱킹은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 해결방법으로써 공감, 문제 정의, 아이디어 도출, 프로토타입 제작 및 검증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 중 하나다. 사용자는 문제의 본질을 발견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다.

여기서 실패는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에서 필수 요소로 작용한다. 실패는 작동하지 않는 것을 배우고 아이디어를 다듬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실패는 기존의 가정과 편견에 도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디자인 싱킹은 실패를 받아들임으로써 혁신에 필수적인 실험과 반복의 문화를 만든다. 그리고 이처럼 실패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독려하고 혁신의 열쇠를 찾는다.

이처럼 디자인 싱킹을 활용하여 혁신을 찾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가 IBM이다. IBM은 왓슨이라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십 차례의 실패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를 디자인 싱킹을 활용해 해결했다. 그 결과 왓슨은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애플 역시 초기 아이폰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이후 사용자 경험과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고 디자인 싱킹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 스마트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의 저자 최인아 대표는 실패를 통해 인생에서의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는 “실패는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가치와 역량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디자인 싱킹은 실패 속에서도 성장과 혁신을 추구한다. 실패를 경험할 때마다 원인을 깊이 분석하고 개선할 부분을 찾아 더 나은 결과물로 이끌어 나가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도전과 성장을 이루도록 돕는다.

오늘의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은 혁신의 출발점이 된다. 지금까지 필자와 실패, 성장을 함께 한 팀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 혁신의 길은 실패와 디자인 싱킹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점, 이를 기억하고 오늘도 디자인 싱킹을 통해 실패로부터 배우며 성장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