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주춤한 이통사…LGU+, 나홀로 설비투자 늘렸다

LG유플러스 엔지니어들이 5G 이동통신망 기지국 설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엔지니어들이 5G 이동통신망 기지국 설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이통3사 설비투자 현황

이동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만 올해 1분기 설비투자비용(CAPEX)을 늘렸다. 지난해 추가 할당 받은 3.4㎓ 대역 20㎒폭 주파수 기지국 구축 영향이다. SK텔레콤과 KT는 별도기준 작년 동기대비 설비투자를 크게 줄였다. 올해 5G 28㎓ 대역 철수와 통신 시장을 둘러싼 규제 변수가 이어지면서 투자 정체가 우려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6.0% 줄어든 1조2411억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14.4% 늘며 선방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가 일회성 영향으로 부진했다. KT는 1분기 영업이익이 22.4% 줄어든 4861억원에 그쳤다. 작년 부동산 매각 수익(746억원)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함께 경영 공백 리스크가 실적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 역시 개인정보유출 및 디도스 장애 보상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이익이 0.4%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주춤했음에도 1분기 이통사 합산 CAPEX는 96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었다. 이는 LG유플러스가 설비 투자를 대폭 늘린 영향이다. LG유플러스 올 1분기 CAPEX는 43.6% 급증한 5192억원이다. 회사 측은 “5G 유·무선 네트워크 투자를 집중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3.4~3.42㎓ 대역, 20㎒폭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받아 SK텔레콤·KT와 동일한 100㎒ 대역폭을 확보했다. 이에 따른 추가 장비투자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SK텔레콤은 망투자 비용 감소가 수익개선으로 이어졌다. SK텔레콤 1분기 CAPEX는 134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2.2% 줄었다.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는 23.7% 감소한 2120억원에 머물렀다. KT 역시 CAPEX 규모가 9.3% 줄어든 3140억원에 그쳤다. 다만 작년 2분기 분사한 KT클라우드를 포함시킨 연결 실적으로 비교할 경우 CAPEX는 4660억원으로 늘었다.

이통사는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설비투자 규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에 비해 투자 지출 비중은 적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통 3사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높은 수준이다. SK텔레콤 1분기 EBITDA 마진율은 32.7%, LG유플러스는 31.1%, KT는 22.0%에 달한다. 영업 외적 변수를 제거한 수익성 지표인 만큼 이통사가 견조한 질적 성장을 거뒀다는 의미다. 이는 5세대(G) 이동통신 가입자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 SK텔레콤은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 중 5G 고객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고, KT는 65%에 달한다. 그럼에도 5G 품질 개선을 위한 기지국 추가 구축 등 네트워크 투자는 주춤했다.

일각에선 투자 활성화를 위해 SK텔레콤이 요구한 3.7㎓ 인접 대역 주파수 추가 할당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파수 할당에 따른 네트워크 투자 활성화 효과가 이번 LG유플러스 CAPEX 지표로 증명된 만큼 기지국 구축을 늘릴 수 있는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지난해 추가 할당 받은 3.5㎓ 주파수에 대해 고객 품질 향상을 위해 초기 투자를 집행했다”면서 “올해 CAPEX 집행 규모는 작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통3사 1분기 설비투자비용(CAPEX) 현황(단위:원, 별도기준)
이통3사 1분기 설비투자비용(CAPEX) 현황(단위:원, 별도기준)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