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반도체 산업에 기회…생성형 AI 최적화된 칩 개발해야”

안태혁 원익IPS 대표(왼쪽 여섯번째)가 12일 제주대 아라캠퍼스에서 열린 제12회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주포럼에서 챗GPT가 반도체 장비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상진 명지대 교수, 정진욱 한양대 교수, 박영우 TEL코리아 부사장,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장준혁 한양대 교수, 안 대표, 나이겔 헌톤 인티백 CEO.
안태혁 원익IPS 대표(왼쪽 여섯번째)가 12일 제주대 아라캠퍼스에서 열린 제12회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주포럼에서 챗GPT가 반도체 장비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상진 명지대 교수, 정진욱 한양대 교수, 박영우 TEL코리아 부사장,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장준혁 한양대 교수, 안 대표, 나이겔 헌톤 인티백 CEO.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이 활성화되고 고도화될수록 반도체 산업도 지속 성장·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원활한 서비스 지원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반도체 이용 증가로 반도체 시장 자체도 커지고 AI 학습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개발하면 반도체 강국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와 제주대 반도체디스플레이연구센터가 12일 제주대 아라캠퍼스에서 가진 포럼에서 학계와 산업계 모두 챗GPT가 반도체 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준혁 한양대 교수는 “챗GPT는 96개 레이어, 1750억개 파라미터(매개변수)에 기반해 사람 질문에 정확한 답을 찾고 골라서 대답하는 AI 서비스”라며 “빠른 연산을 지원할 고성능 GPU와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고 나아가 저전력 고효율을 지원할 수 있는 챗GPT에 최적화된 반도체 수요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가 고도화될수록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며 처리 속도에 따른 GPU와 중앙처리장치(CPU) 간 병목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정치를 탑재하는 AI반도체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준혁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12일 반디 제주포럼에서 ‘챗GPT: 거대 언어모델 발전과 최신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장준혁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12일 반디 제주포럼에서 ‘챗GPT: 거대 언어모델 발전과 최신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기술학회장은 “AI반도체가 주목 받으면서 어떻게 컴퓨팅을 빨리 할 수 있을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 논의 및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며 “거대 AI 모듈이 많아지고 AI 알고리즘이 빨라지면서 반도체 캐파(생산능력)도 커지는 상황으로 우리나라가 먼저 최적화된 반도체를 개발, 챗GPT로 열린 새로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챗GPT 이용 활성화는 반도체 장비 시장 변화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기술 발전 한계를 고려해 선제적인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태혁 원익IPS 대표는 “파운드리 로직 디바이스는 초미세공정으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CPU, GPU 성능이 지금보다 10배, 100배 높아질 것 같진 않다”며 “챗GPT가 필요로 하는 성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가 산업의 숙제로 나노카본 양자컴퓨팅이 대안으로 연구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영우 도쿄일렉트론(TEL) 코리아 부사장은 “챗GPT에 최적화된 장비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같은 신기술 활용은 물론, HBM도 성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칩을 찾아 하이브리드 본딩이나 웨이퍼 본딩을 시도할 수 있는 디바이스로 발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D램은 프로세스 속도는 올리고 에너지 소모는 줄이는 형태로 연산 메모리룰 추가하는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계에서는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전력인력 양성에 앞서 토대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산업 현장에서 공통 언어가 되는 기초교육과 직업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다. 정진욱 한양대 교수는 “AI 전문인력을 키우자면서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필수 소양인 기하학과 미적분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기초수학 등 원리를 가르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상진 명지대 교수는 “챗GPT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반도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반도체 산업을 구성하는 데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종합반도체회사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각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대한 직업교육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12회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주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12회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주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챗GPT가 반도체 설계 관련 강화학습을 거듭하면 반도체 설계도 직접 해낼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장준혁 교수는 “챗GPT는 코딩이 가능하기 때문에 명확한 과제를 주면 설계나 아이디어에 도움이 될 만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수준”이라며 “GPT4·GPT5 등으로 고도화되고 학습량이 늘어나면 반도체 설계도 충분히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AIST 한 강의에서 챗GPT로 심층신경망(DNN) 모델 코드를 짜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디커플링 캐퍼시터(반도체 원활한 전력 공급 역할) 문제도 해결하는 등 반도체 설계 가능성이 입증되고 있다.

제주=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