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기준금리 3연속 동결, 추가 인상 배제할 수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현행 연 3.5%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P) 인상하다가 2월부터 동결해 현재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든 상황에 무리한 금리 인상보다 현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이창용 총재는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낮아졌다”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당초 예상한 대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도 3.5%로 전월 3.7%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실제 이날 금통위원 6명 전원은 최종 기준금리로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에 근원물가 속도를 점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더 계속할지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선 ‘과도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이미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라며 “금리 인하를 못 박지 않는 이유는 그간 금리 인상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최대치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에 따른 외화 유출 등 우려는 일축했다. 이달 초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한미 금리차가 1.75%P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한미 금리차가 1.75%P까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금리격차란 프레임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경험적으로 (금리)격차가 커졌음에도 미국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니깐 (환율이)내려갔다”며 “금리격차가 위험 요인은 되지만, 환율을 결정하는 이론은 여러 가지가 있어 기계적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성장률 전망치는 또 내려갔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