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국민은행, 해외 간편결제 ‘GLN 동맹’

국민은행 스타뱅킹, 서비스 도입
日·베트남 등 QR·바코드 결제
금융 네트워크·인프라 공유
투자비·소모 시간 절감 기대

출처 : GLN
출처 : GLN

하나은행 글로벌 중개 네트워크 자회사인 GLN 해외 간편결제서비스를 위해 경쟁사인 KB국민은행과 손잡았다.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양 은행이 해외 금융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국내 이용자 편의를 도모한다.

국민은행은 오는 7월부터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스타뱅킹에서 GLN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스타뱅킹 이용자는 앱 내 디지털지갑인 KB월렛을 활용해 GLN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본, 베트남, 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라오스, 괌, 사이판 등에서 서비스가 동시에 개시될 전망이다.

스타뱅킹 이용자는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GLN 선불머니를 충전해 현지 QR코드나 바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제휴 은행에서 QR을 통해 ATM으로 현지 통화 인출도 가능하다. 별도 환전이 필요없어 수수료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GLN이 모회사인 하나은행 외에 타 경쟁 은행과 손잡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기존에 GLN은 하나은행의 자체 앱인 ‘하나원큐’, 계열사인 하나카드의 ‘하나머니’, 빅테크 플랫폼인 ‘토스’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국민은행이 경쟁관계에 있는 은행 자회사임에도 협업을 선택한 것은 GLN이 구축해놓은 해외 네트워크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GLN은 이용자가 현지 가맹점에서 원화로 결제할 경우 현지 통화로 이를 변환해 가맹점에 지급하기 위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GLN은 약 7년간 해외 현지의 주요은행부터 PG사 밴사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해외 현지에 국내 업체가 진출해 현지 주요 은행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게 결코 쉽지 않다”며 “이 같은 사업을 원하는 타 금융플랫폼으로선 미리 구축해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투자 비용과 소모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하나은행에 합병된 외환은행 인지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발휘했다. 외환은행 시절 해외 은행이 국내에서 거래하기 위해 외환은행 계좌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대다수 은행이 하나은행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됐다.

향후 GLN은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 및 금융플랫폼과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은행 및 금융 플랫폼이 GLN을 기반으로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고 일부 투자를 진행해 수익 공유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비자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카드본부였으나 네트워크를 만들고 메이저 은행들에게 투자를 받아 네트워크를 공유하며 세계적인 신용카드 브랜드로 도약했다”며 “국내에서도 이 같은 모델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