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민간 용병 그룹 바그너(와그너)가 러시아 정부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부대를 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체첸공화국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이하 도네츠크)에 배치를 명령받았다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체첸공화국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체첸 부대는 병력을 재배치하라는 새로운 명령을 받았다”며 “도네츠크 영토가 책임 지역이 됐다”고 밝혔다.
바흐무트는 도네츠크주에 위치한 도시로 바그너가 러시아 정규군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공세를 계속한 끝에 최근 완전 점령을 선언한 곳이다. 하지만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가 약속된 탄약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24일 이곳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해당 지역을 체첸 부대가 이어받는 모양새다. 앞서 프리고진은 자신들의 전투 임무를 체첸의 아흐마트 특수부대에게 넘겨달라고 요청했으며, 카디로프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CNN에 따르면 카디로프는 “명령에 따라 체첸 전사들은 다수의 거주지를 해방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전투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전투 부대는 (러시아)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와 헤르손 사이 연락선의 대체 구역에 위치한 아흐마트 대대의 다른 부대도 공격을 시작하기 위한 유사한 명령을 받았다”며 “그 곳에선 지휘관과 전사 사이의 임무 분배, 지형 파악과 적군 배치 상황 등과 같은 전술 훈련 활동도 수행됐다”고 덧붙였다.
카디로프는 푸틴 대통령의 충복으로, 그가 이끄는 체첸군은 시가전에 능한 데다 잔인하기로 악명이 높다. 그의 부대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 우크라이나 남동부 요충지 마리우폴을 점령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바그너 그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전투지원 인력을 모집했다는 미국 매체 폴리티코의 보도가 전해졌다.
폴리티코는 영국 기술벤처 ‘로지컬리’(Logically) 분석을 인용해 바그너 그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구인 광고를 통해 전투지원을 위한 의료와 드론 운영자, 심리학자 등을 모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그너 그룹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구인 광고는 60여 건으로, 불어와 베트남어, 스페인어 등 10여개 언어로 작성됐다. 구인 광고에는 전투와 정보기술(IT), 의료직에 대한 구인 정보와 함께 24만루블(약 420만원)의 월급과 건강보험을 비롯한 각종 복지혜택이 소개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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