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이근 다이브 연구소장 “전해 동박 생산성 높일 혁신 기술 필요”

이이근 다이브 연구소장
이이근 다이브 연구소장

“전해동박은 약 100년전 개발된 제조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차전지와 반도체 후공정 등 첨단 산업에 들어가는 소재가 한가지 방법에 의존하는 건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동박 성능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일 새로운 혁신이 필요합니다.”

전해동박은 두께 1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얇은 구리 박이다. 이차전지 내 음극집전체로 쓰이거나 동박적층판(CCL) 형태로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에 활용된다. 보통 황산구리용액을 전기 분해해 동박을 얻는데, 보다 얇게 만들고 제조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게 과제다.

이이근 다이브 연구소장은 “이차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음극에 사용되는 전해 동박도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그러나 동박 제조 방식이 크게 바뀌지 않아 이차전지 생산의 병목 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차전지 동박은 2025년까지 연평균 4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생산성 확보가 필수다.

이 연구소장은 전해동박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보통 동박을 전기분해할 때 사용하는 전해조를 여러 개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 제조장치다. 기존 제조장치에는 필요한 여과 장치 등이 필요하지 않아 신속한 동박 제조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이 연구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기존 동박 제조장치에는 전기분해에 쓰는 음극면 활용률이 50%에 불과하다”면서도 “새로운 동박 제조 장치 기술은 음극면 활용율을 70% 높이고 음극 크기를 쉽게 키울 수 있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기존 장치에서 공정 시 발생하는 각종 가스 방출이 없어지고 전력 소모도 적어 친환경적이다.

다이브가 특허 등록한  금속박막 제조장치도
다이브가 특허 등록한 금속박막 제조장치도

다이브가 제안한 신기술은 국내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대만을 비롯 해외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이 연구소장은 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개념 제조장치에 기반한 ‘다층 금속 박 및 이의 제조방법’ ‘반도체용 동박의 제조방 및 이를 이용한 반도체용 동박’ 특허 출원 최근 등록을 마쳤다. 이차전지와 반도체 PCB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동박 기술로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이 연구소장은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얇고 고성능의 동박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며 “설비 투자 뿐만 아니라 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이브는 신기술을 적용한 이차전지와 반도체용 동박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우선 파일럿 라인을 조성해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향후 양산 체계고 갖출 계획이다. 다이브는 현재 금도금, 무변색 도금, 금 특성 개선 도금과 동 도금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차전지와 반도체 패키징용 전해동박 사업까지 강화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 연구소장은 “급성장하는 동박 시장에서 선도 기술을 선점해 향후 회사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