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력, 안 팔린다…두 달 연속 감소세

2022년4월~2023년4월 전력판매량 <자료 한국전력공사>
2022년4월~2023년4월 전력판매량 <자료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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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두 달 연속 3% 넘는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용 전력 판매량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과 더불어 전체 전력 판매량도 두 달 연속 줄었다. 수출 부진으로 인한 제조업 경기 불황과 함께 지난해 전력 판매량의 기저효과, 전기요금 상승으로 가격 신호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전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체 전력 판매량은 4만2301GWh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지난 3월 전년 대비 3.8% 감소한 것에 이어 두 달 연속 3% 넘게 전력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지난 4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2만3595GWh로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했다. 지난 3월 2만4293GWh로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한 것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꺾였다. 산업용 전력 판매량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20년 7월과 8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통상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우리나라 제조업 경기와 수출 수준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 전력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 업종 수출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은 496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 반도체(-41.0%), 디스플레이(-29.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 우리나라 주력 업종 수출은 대부분 줄었다. 특히 전력을 다량으로 소비하는 반도체와 철강 등 수출이 감소하면서 산업용 전력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수출이 호조를 보였던 것과도 비교된다.

한전 관계자는 “작년 4월 판매량이 역대 4월 중 최고 실적 기록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면서 “수출부진 등에 따른 산업용 판매량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에는 일반용과 주택용, 교육·농사용 등 기타 전력 판매량도 모두 감소했다.

지난 4월 일반용 전력 판매량은 9318GWh로 전년 동월 대비 0.8% 줄었다. 지난 3월 9983GWh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8% 감소한 것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봄철 따뜻한 날씨와 함께 내수 경기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주택용 전력 판매량은 6122GWh로 전년 동월 대비 2.6% 줄었다. 특히 주택용 전력 판매량은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날씨 영향과 함께 지난 1월 전기요금을 ㎾h 당 13.1원(9.5%) 인상한 것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와 지난 4월 기타 전력 판매량은 3267GWh로 전년 동기 대비 9.9% 줄었다. 지난 3월 3842GWh(-10.2%), 지난 2월 4820GWh(-3.8%)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이달 수출이 회복할 조짐을 보이면서 향후 산업용 전력 판매량도 호조를 보일지 주목된다. 올 여름 전력도매가격(SMP) 하락과 함께 한전의 역마진 구조가 해소되면, 전력 판매량 확대가 한전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