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싱킹Ⅱ]〈55〉문제해결 접근방식의 차이(1)

김태형 교수
김태형 교수

누군가가 디자인 싱킹을 통해 혁신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필자는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바로 돌아오는 대답은 “해보니 별거 없던데요” “그냥 다 같이 모여 회의하는 것과 뭐가 다르나요”하는 말이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떻게 디자인 싱킹을 생각하고, 접근, 활용했던 것일까.

기존에 “디자인 싱킹을 한다” 또는 “해본 적이 있다”라고 답한 대부분 사람은 디자인 싱킹을 방법론적 관점에서 워크숍이나 교육을 통해 실행해 본 개인이나 조직이었다. 물론 디자인 싱킹과 디자인 싱킹 방법론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디자인 싱킹은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문제해결에 중점을 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편이다.

반면에 디자인 싱킹 방법론은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를 실제로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도구와 기법을 말한다. 이는 문제해결의 각 단계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방법과 기법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 인터뷰, 관찰, 브레인스토밍, 스토리텔링 등이다.

즉 디자인 싱킹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는 전반적인 접근방식을 나타내며 디자인 싱킹 방법론은 이러한 접근방식을 실행하기 위해 사용되는 구체적인 도구와 기법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두 개념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달리 이해돼야 한다.

그렇다면 애플, 구글 등 혁신기업이 말하는 디자인 싱킹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사용자 중심의 접근방식을 채택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도모하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사고(Thinking) 접근방식과 실행하는 방법론이 모두 포함된다. 한 번의 (방법론에 기반한) 경험이 아니라 문제에 접근하는 사고방식으로써 디자인 싱킹을 철저하게 기업 문화로 스며들게 하고 디자인 싱킹 방법론을 활용하여 제품, 서비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등에 혁신을 불어넣는 것이다.

결과를 단순히 ‘문제해결’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디자인 싱킹은 기존의 문제해결 방법론과도 비슷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 즉 혁신인지 아닌지로 살펴보면 그 차이는 분명해진다. 모든 것은 ‘어떠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고 시도하는지’에 달려있다.

일반적인 문제해결 중심의 접근방식은 문제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리적이고 구조화된 방법을 사용하며, 대부분 현존하는 정보와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즉, 기존 방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때때로 새로운 창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방법이나 해결책을 사용하는 것에 중을 두는 것이다.

반면에 디자인 싱킹은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그들의 필요와 경험에 근거한 창조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핵심 원리 중 하나인 ‘공감’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그들의 실제 필요를 충족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접근방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디자인 싱킹의 본질은 단순히 사용자 중심의 방식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적인 방법을 찾는 게 아니다. 직관과 이성이 어우러진 통합적 사고방식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더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디자인 싱킹이 인공지능 시대에도 변함없이 유효한 이유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