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싱킹Ⅱ]〈56〉 문제해결 접근방식의 차이(2)

김태형 교수
김태형 교수

챗GPT 열풍과 함께 인공지능(AI)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 중 디자인 싱킹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문제해결은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문제 해결,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AI도 이러한 문제해결 중심의 방식을 사용한다. AI도 문제해결의 결과인 '완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그 결과로 문제의 해결방안을 도출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인간의 감정이나 사회적 문제 등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문제의 본질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는 방법의 하나로 디자인 싱킹이 재조명되고 있다.

교통 체증 문제를 생각해보자. AI는 최적의 경로를 찾아주거나, 교통흐름을 예측하는 등 기술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해결방안은 교통 체증이라는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당장 그 문제를 피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디자인 싱킹을 통해 접근한다면 어떠할까. 교통 체증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가장 교통체증을 심각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들에게 가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 도시 구조, 교통수단의 선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총체적으로 받아들임에 있어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언급한 예시로 알 수 있듯이, 문제해결 중심의 AI와 인간중심의 디자인 싱킹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AI는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찾아낸 패턴을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만, 이로 인해 새로운 문제나 예측하지 못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면, 디자인 싱킹은 '문제를 인식한 사람'을 중심으로 문제 자체를 깊이 이해하고 그 문제에 대한 적합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이 방식을 통해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디자인 싱킹은 새로운 문제나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 싱킹의 '인간 중심 접근 방식'은 문제해결의 핵심이 '인간'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인식하는 사람의 요구와 경험을 초점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기반으로 문제 자체가 올바른지를 판단하고 그 문제에 대한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는 문제해결에서 '정답'이 아닌, '올바른 답'을 찾는 것을 강조한다.

알아서 무엇이든 척척 해결해줄 것 같은 생성형 AI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주체는 여전히 우리 '인간'이다. 그리고 “제대로 문제를 해결했다”라고 인식하는 주체도 역시, '인간'이다. 혁신적인 문제해결을 원한다면, 지금 내가 어떻게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지 재검토해보자. 그리고 디자인 싱킹을 통해 총체적인 문제해결의 여정에서 이전에 눈치채지 못한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새로운 오늘을 맞이하자.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