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진단 '디지털병리' 구독모델로 병원 보급 확산

디지털스캐너·분석 SW 패키지
환자 조직·세포검사 진단 활용
소요시간 단축·정밀의료 지원
병원 자체도입 비용 10억 넘어
월 400만원 수준으로 부담 줄여
올해 대형병원 15곳 도입 논의

VENTANA DP600
VENTANA DP600

한국로슈진단이 초기 도입 비용이 10억원 이상인 디지털병리 시스템을 월 400만원부터 사용할 수 있는 '구독모델'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제주한라병원부터 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국내 주요 병원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 디지털병리 시스템 도입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지털병리 보급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형주 한국로슈진단 전무는 “제주한라병원에 이어 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과 계약을 마쳤다”면서 “오는 9월 공식 발표 예정으로 설계 등을 논의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병리진단은 환자 조직·세포 검사로 병을 최종진단하는 것이다. 아날로그 방식은 검체를 유리 슬라이드에 얹어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디지털병리는 디지털 스캐너를 이용해 슬라이드를 디지털 이미지로 바꾸고 이를 진단에 사용한다.

디지털병리는 검사 소요시간을 줄이고 정밀의료를 가능케 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병원이 자체적으로 디지털병리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초기 비용이 최소 10억~15억원 필요하다. 도입시 비용 부담이 크고, 데이터 저장비용도 계속 지출된다. 서울성모병원은 디지털병리 온프레미스 서버 증설로 연간 3억원 이상 지출한다.

한국로슈진단은 병원의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병리 구독모델을 내놨다. 디지털스캐너 장비와 분석 소프트웨어 유패스(uPath), 분석알고리즘 2가지(Ki67, HER2 SISH) 패키지를 도입하는 '올인원 섭스크립션 모델'이다. 한국로슈진단이 병원에 장비와 서버를 구축해준다.

구독모델을 사용하면 한달 약 400만원부터 서비스를 쓸 수 있다. 구독모델은 디지털병리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디지털병리 시스템이 확산되면 정밀한 환자 맞춤형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전무는 “천안과 부산 지역 대학 병원 등 총 15곳의 대형 병원과 구독모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며 “5곳 정도는 연내 계약 체결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병원에는 국내 최초로 디지털스캐너 'VENTANA DP600'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한국로슈진단의 기존 제품 'DP200'보다 더 많은 검체를 한 번에 스캔할 수 있는 대용량 디지털병리 슬라이드 스캐너다. DP200은 트레이 스캔 방식으로 6장의 슬라이드를 장착할 수 있는 소형 슬라이드 스캐너다. DP 600은 한 번에 40개의 트레이, 총 240장의 슬라이드 장착이 가능하다. DP200보다 성능이 40배 뛰어나다. 환자의 염색된 조직 검체를 고품질 이미지로 빠르게 생성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병리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약 12억7764만 달러(약 1조535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