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싱킹Ⅱ]〈59〉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프로토타이핑의 가치

김태형 교수
김태형 교수

전구를 상용화해 인류의 활동 시간과 공간 확장에 공헌한 토머스 에디슨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과 함께 우연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고 했다. 혁신 기술의 성공은 끊임없는 실험과 학습의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호평 받는 갤럭시 Z플립과 폴드 시리즈 역시,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와 사용자 경험의 혁신 필요성이 강조되던 시점에 등장한 실패와 성공 과정의 훌륭한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은 2019년 1세대 폴드를 시작으로 최근 출시한 Z플립5, 폴드5에 이르기까지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다. 그들은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사용자들이 '한 손으로 쉽게 들고 다니면서 큰 화면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사용자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폴더블 기술에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프로토타입 개발 이후 8여 년에 걸친 수많은 기술 개발과 연구, 검증을 통해 기술적 문제와 더욱 까다로워진 사용자들의 기대, 큰 화면이 갖는 휴대성, 심미성 등 다양한 경험적 문제를 해결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의 성공이나 결과물이 아니다.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무엇에 어떻게 접근하고 실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디자인 싱킹은 사용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기반으로 문제에 공감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를 재정의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포함한다. 디자인 싱킹의 과정 중 하나인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성공이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로토타입(prototype)은 본디 '원초적 형태'라는 의미의 그리스어로, '최초의'라는 뜻인 '프로토스'와 '인상'이라는 뜻의 '타이포스'에서 비롯됐다. 즉, 최종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전 '원래의 형태'로 기초가 되는 결과물이다.

프로토타입을 개선해 가는 과정으로써 프로토타이핑은 시스템이나 제품 등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개발 접근법 중 하나로, 디자인 싱킹에서 단순히 검증을 넘어 사용자 관점에서 기존에 없던 독특한 형태와 사용자 경험을 구상하는 중요한 단계로 발전했다.

프로토타이핑은 아이디어를 물리적 형태로 만들어 보고 실험하고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 보면서 결과물에 대한 개념을 인지하고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가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해 사용자 반응과 경험에서 발견되는 요구사항을 관찰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수정함으로써 사용자의 요구와 선호도에 맞는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것이다.

기업인 다이슨은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하기 위해 5년간 총 5127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성공하려면 먼저 실패하라”라고 했다. 에디슨 역시 성공에 대해 “애쓸 가치가 있는 요구를 발견하고 이뤄질 때까지 시도하고 또 시도하는 것, 1%의 영감과 99% 땀”이라고 말한 것처럼 실패는 성공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전제 조건이다.

프로토타이핑은 단순히 제품 외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빠른 학습 도구다. 혁신은 기존과 달라야 하고, 기존과 다르기에 사용자에게 더 큰 가치를 선사함으로써 '세상에 둘도 없는' 결과로 나타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혁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금 바로 프로토타이핑하자.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