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부문장 교체 '인적쇄신'…연말 조직개편 예고

김영섭 KT 신임 대표 취임식이 30일 경기 성남시 KT분당사옥에서 열렸다. 김영섭 대표가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T 제공
김영섭 KT 신임 대표 취임식이 30일 경기 성남시 KT분당사옥에서 열렸다. 김영섭 대표가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T 제공

김영섭 KT 대표가 부문장급 원포인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틀만에 전임 대표시절 '사법리스크' 논란에 연루된 인사를 신속하게 교체했다. 조직내부는 인적쇄신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김 대표는 상당 폭의 조직개편·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영섭 대표는 KT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첫 인사를 부문장 교체로 진행했다.

KT는 신임 부문장으로 △김영진 경영기획부문장(전무·현 재무실장) △이선주 경영지원부문장(전무·현 경영지원부문 D-TF장)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전무·현 충남충북광역본부장)을 임명했다. 기존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을 직무에서 해제했다.

김 대표는 직무대행 형태로 신임 부문장들을 보임한 후 경영 성과에 따라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포인트 인사는 김영섭 표 인사·조직개편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주요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다. 우선 이 같이 사법리스크와 관련 있는 임원들을 직위해제한 것은 '윤리경영'에 무게를 싣는 행보다.

김 대표는 이제 '성과주의'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KT 내부 경험이 적은만큼, 곧바로 승진을 보장하기보다 직무대행체제를 가동하며 3개월간 핵심 보직자 성과를 지켜보고 직접 선택할 길을 열어뒀다. 조직 내부를 빠르게 추스리고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채찍'을 가동하는 행보다. 이같은 맥락에 따라 주요 신임부문장 직급도 전무급을 유지했다. 전문성과 업무 성과에 따라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킬 길을 열어둔 것이다.

KT 조직 내부에선 이번 인사가 황창규 전 KT 회장 행보와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2014년 황 전 회장 취임 당시 회장 바로 아래 직급인 사장 직급을 비우고, 업무 성과에 따라 사장급을 배치했다. 김 대표 역시 곧바로 부사장 인사를 단행하지 않은 만큼, 실력있는 전무급들을 부사장으로 발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승진 단계를 뛰어넘는 과감한 발탁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T에서 예상되는 조직개편의 또다른 키워드는 '통합'이다. 김 대표는 실용주의를 강조한다. 김 대표는 실제 2014년 LG CNS 전 대표 취임 이후 금융1·2사업부를 금융사업부문으로 통합하고, 국방사업부를 폐지하고 공공부문 산재된 사업 기능을 공공사업부문으로 통합했다.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을 구현, 이후 LG CNS 성과 밑바탕이 됐다.

KT의 본격적인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는 노조와 임단협을 마무리지은 이후인 11월~12월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KT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미 다른 일부 부문장들도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 임원들의 부분적인 사퇴 등 간헐적 인사 개편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KT 인사·조직개편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키워드
KT 인사·조직개편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키워드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