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추석 민심 잡기 총력전…'조작 vs 단식' 정국

여야가 추석을 보름 가량 앞두고 국면 전환을 시도하며 민심잡기에 나섰다. 추석 연휴기간 민심이 내년 총선의 향배까지도 가를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국민의힘은 '역사·이념 전쟁'에서 '대선공작 게이트'로 옮겨가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섰고, 야당은 무기한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윤 정권의 무능'을 추석 밥상에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11일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을 '대선공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김기현 대표는 “선거공작 뉴스는 단순한 가짜뉴스 차원이 아니라 치밀하게 기획된 공작뉴스 차원의 문제로, 사형에 처해야 할 치밀한 반국가 범죄”라고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연루됐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단순히 인용보도만 한 것을 가지고 무슨 대선공작이냐고 하는데, 대선 3일을 앞두고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 것을 어떻게 단순한 인용 보도 잘못으로 치부할 수 있겠나”라며 “대선결과를 바꾸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국힘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조작 의혹'에 대응할 전략도 논의했다. 이날 의총에서 허위 인터뷰 의혹 관련 현안보고를 받고, 당 대선공작 게이트 진상조사단에서 마련한 대책 등을 점검했다.

윤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대선공작 게이트에 대한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공작으로 재미 본 세력들이 다시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신뢰받는 정치를 만드는 기본이 될 것”이라며 “철저하게 조사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단식 12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대표를 향한 여당과 정부의 비인간적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건강 악화로 공식 회의에 불참했다. 단식 농성을 시작한 후 공개 당무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재명 대표의 자리가 비어있다. 단식 12일차인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재명 대표의 자리가 비어있다. 단식 12일차인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김영삼, 김대중 등 야당 대표 단식 때는 으레 여당에서 걱정하는 척하고 나와 극적 타협이 이뤄지곤 했다”며 “조롱하고 폄훼하는 비인간적 정권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 대표는 단식 10일째에 스스로 검찰청을 찾았지만 검찰은 또다시 재소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목숨을 건 단식 앞에 검찰은 정치 수사, 망신주기 수사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생명이 위태로운 절박한 상황조차 검찰이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은 오히려 이 대표를 수사하는 검찰의 행태가 정치 수사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정쟁에 휘말리면서 양쪽 모두 싫다는 '무당층' 지지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34%였고,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 28% 수준으로 나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