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하반기 다시 '역마진' 수렁…김동철 사장 최대 과제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자료 전자신문 DB〉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자료 전자신문 DB〉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7월 전력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를 일시적으로 해소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상승하면서 하반기에는 다시 역마진 구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동철 한전 사장이 이번 주 취임할 예정인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한전의 정밀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전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7월 한전의 전력판매단가는 ㎾h 당 165.7원으로 구입단가인 ㎾h 당 158.5원보다 7.2원 비쌌다. 이는 전력 구입과 판매 단가만을 고려한 수치로 부대비용은 제외했지만, 부대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역마진은 해소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전은 전력판매 성수기인 여름철에 한정해 반짝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한전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하반기에 다시 전력을 팔아도 손해보는 역마진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런던 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두바이유는 93.45달러까지 치솟아 올랐다. 국제유가는 통상 3개월 시차로 한전의 경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전력도매가격(SMP)에 영향을 미친다.

SMP는 올해 여름 들어서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SMP는 지난 5월에 ㎾h 당 143.64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6월 ㎾h 당 147.13원, 지난 7월 ㎾h 당 153.52원, 지난 8월에 ㎾h 당 147.22원을 기록했다. SMP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한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 당 74~83달러를 오갔다. 이달 두바이유는 배럴 당 평균 91.9달러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행 상태면 SMP도 하반기에 더 오를 공산이 크다. 또 한전은 여름철 성수기를 제외하면 전기요금 구입단가가 상승하고 판매물량은 줄어든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내정자 〈자료 한전〉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내정자 〈자료 한전〉

김동철 전 의원이 이번 주 한전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인 가운데 향후 적자 구조 해소가 과제로 제기된다. 한전은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장 후보로 단수 추천된 김동철 전 의원을 선임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하면 김 전 의원 사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당장 오는 4분기를 기점으로 전기요금을 본격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전은 이날 4분기 전기요금 연료비조정단가 산출내역을 산업부와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한전 자체의 자구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도 선행돼야 한전이 개혁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제기된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한전이 3분기는 소폭의 흑자가 날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면서 “전력 소매 시장 부분은 (전기) 요금을 일정 부분 인상하면서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한전도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력 도매 시장은 가격입찰제를 도입해 유효경쟁을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지역별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SMP도 지역별 신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