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VR 게임은 돈이 되는 시장인가

고동균 에스지엔터테크 대표
고동균 에스지엔터테크 대표

주변 지인이나 투자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 “요즘 가상현실(VR) 게임으로 돈을 벌 수 있어요?” 그럴때면 1초의 망설임 없이 답한다. “돈을 버는 시장이 맞습니다.”

게임은 언어와 문화 장벽이 낮다. 세계 다양한 사람이 즐기며 여러 신기술이 접목돼 선제적으로 테스트 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 기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이용자를 상대로 완성도 높은 게임을 출시하며 성장 영역을 넓혔다.

VR 게임 산업은 어떤가.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중견 게임사는 글로벌 VR 시장에서 다소 미온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훨씬 규모가 작은 소형 개발사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 VR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VR은 PC와 모바일, 콘솔 등 주력 게임 플랫폼에 비하면 시장 규모가 작다. 하드웨어, 인프라, 전문 인력, 축적된 경험이나 데이터, 그리고 흔히 말하는 AAA급 지식재산(IP)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앞서 VR은 주력 플랫폼에 대적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아직 갖추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에 큰 기업이 쉽사리 뛰어들기 어려운 영역이란 것이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해외 VR 게임 시장은 국내에서 바라보는 관점과 상황이 다른 측면이 있다. 다양성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함께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약동한다. 그 과정에서 괄목할만한 성과가 탄탄히 누적되고 있다. PC, 모바일 플랫폼을 벗어나 VR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흥행한 비트세이버, 하프라이프 알릭스와 같은 대형 IP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존 유명 IP가 VR 게임으로 출시되거나, VR 특색을 강조한 신규 게임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VR 강점을 내세운 게임이 새로운 경험을 갈망하는 소비자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하드웨어 시장도 주요 분기점을 맞이했다. 오큘러스 퀘스트라는 무선 VR 기기를 통해 세계 VR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메타는 곧 있을 신제품 발표로 다시 한번 VR 대중화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내년 출시를 앞둔 애플 비전프로는 VR과 증강현실(AR) 두 개 시장을 모두 공략하며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구글, 아마존 같은 플랫폼 기업도 거대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신제품 혹은 핵심 공급망 참여로 신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한 상태다. 하드웨어, 플랫폼 공룡 기업이 미래를 보고 투자한다. 앞으로 다가올 시장 변화에서 끊임없이 기회를 찾아하는 이유다.

VR 게임 시장에 국내 기업이 도전해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 주도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소비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게임사 역시 사업 다각화 전략과 함께 신시장 선점을 목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 아울러 우수한 VR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투자 시장도 힘을 보태주어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난다.

국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VR 게임이 주요 사업인 기업체는 대략 20~ 30개 정도로 추산된다. 빅테크 기업 움직임을 주시하며 신시장에 도전하는 벤처스타트업이 대부분이다. 많은 관심과 지원 속에서 글로벌 VR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 IP라는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고동균 에스지엔터테크 대표 kodk@sgentert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