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140〉세포·유전자치료제 혁신성장과 세계화 전략

윤채옥 한양대 교수, 진메디신 대표
윤채옥 한양대 교수, 진메디신 대표

세계 인구의 고령화와 맞물려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가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최대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2021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성장세가 가장 높은 분야로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지목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2021년 75억 달러, 2022년 107억 달러 시장을 형성, 연평균 49.5% 성장률로 2026년 600억 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 수준은 미국, 영국, 일본 등과 견주어 뒤쳐질 것이 없는 글로벌 선도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 연구 수준을 넘어 글로벌시장에 상용화된 국산 세포·유전자치료제가 전무한 실정이다.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first in class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선진연구 트렌드를 추격 또는 모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존 세포·유전자치료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임상개발해야 한다. 또, 산업계 및 정부가 전폭적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투자 환경 및 연구자금 지원 강화, 첨단화된 연구 인프라 구축과 우수 연구자 유치 및 양성 등을 위해 지속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세포·유전자치료제와 같은 혁신적 치료법에 기존 치료법의 규제 프레임을 적용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규제기관의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 규제기관은 새로운 기술과 동향에 대한 지속적 정보 공유 및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린 후 신속한 승인 절차를 제공하고 제도 및 기준규격의 선진화, 국가 경쟁력 향상 등에 힘써야 한다.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은 연평균 31%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세포·유전자치료제의 개발, 생산 및 국제표준 수립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도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플랫폼 기술 구축을 목표로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립하거나 이를 위한 투자유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세포·유전자치료제에 특화된 GMP 생산시설 부족, 생산 공정기술, 품질 및 안전성 평가기술 부족 등으로, 거의 외국 CDMO 기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기업이 개발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제품화와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GMP 제조시설을 확충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며, 이를 지원할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하지만, 세포·유전자치료제 제조, 생산, 평가기술에 관련된 국가 연구개발 과제는 매우 제한적이며, 임상개발 및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CDMO 사업을 국내 대표 바이오산업 한 축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미국 보스턴의 생명과학 클러스터는 '4대 주체(산업, 학교, 병원, 벤처 캐피털)'가 4km 반경 내에 집중돼, 이를 통해 대규모 자금투자와 연구혁신 인프라를 지원하는 민관협력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 육성을 위해 '산-학-연-병 융합 지구'를 형성하고 대학·연구소 R&D 결과물을 산업계와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연구소의 사업화 의지를 고취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며, 자금조달 소스를 다양화하여 지속적이고 충분한 재정적 지원, 산-학-연-병-관의 광범위한 협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혁신성장과 및 세계화 전략을 통해, 대표적 고부가가치 산업인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의 발전과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윤채옥 한양대 교수, 진메디신 대표 chaeok@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