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선량·이동형 중성자 발생장치가 개발됐다. 향후 자동차, 군수, 항공 등 산업 전반의 비파괴 검사에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김선호 핵물리응용연구부 박사팀이 고에너지 중수소 이온빔을 만드는 장치인 'ECR 플라즈마원'과 발생 이온을 가속하는 '가속부'를 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산업현장에서는 물질 구조나 성분을 파악하기 위해 중성자 비파괴 검사를 한다. 물질을 통과하는 중성자가 물질구성 원소의 원자핵과 반응하는 원리를 이용해 해당 물질을 파악한다.
중성자는 방사성동위원소인 캘리포늄(Cf-252)에서 얻고 있다. 캘리포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으며, 연간 수십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원자력연 개발 장치는 1초에 100억개 중성자 발생이 가능한 수준의 고선량 중성자를 만들 수 있다. 기존 이동형 장치보다 10배 이상의 중성자를 생성해 검사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미국 설비 뒤를 이어 두번째에 해당하는 성능이다. 그런데 크기는 훨씬 작다. 차폐체와 제어 시스템을 포함해도 트레일러 1대에 싣고 이동할 정도로 이동과 설치가 간편하다.
ECR 플라즈마원의 경우 여러 번 시뮬레이션과 부품 구조 변경을 거쳐 자기장 구조를 최적화했고, 그 결과 이온빔 성능을 35밀리암페어(㎃)에서 50㎃까지 끌어올렸다.
가속부는 전체 배치나 형상을 조금씩 바꿔가며 설계 전체를 바꾸는 실험을 5~6차례 진행해 그 성능을 200keV(1.5V AA형 건전지 약 13만4000개 직렬연결한 전압)까지 끌어올렸다.
개발장치는 향후 자동차-항공기-군수 산업 핵심 부품의 비파괴 검사, 제철이나 석유화학단지 플랜트, 핵연료의 실시간 진단, 공항이나 항만 등 주요 국가시설 폭발물 탐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낮은 중성자 발생 선량 장치부터 산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성공적으로 연구소기업 큐빔솔루션을 창업해 투자유치까지 성공했다.
이동원 핵물리응용연구부장은 “향후 완성도를 높여 산업화를 진행한다면 관련 산업 발전과 수입대체 효과, 나아가 해외시장 선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