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칼럼]레이다와 골프

정명수 전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한국전자파학회 정회원)
정명수 전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한국전자파학회 정회원)

레이다는 전자파를 이용해 표적 위치 정보를 측정하는 장비다. 레이다와 골프의 공통점은 일정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 세부기술을 익히고 오랜 기간 연구하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이다가 전자파 신호를 발생시키는 송신기, 신호를 방사하고 수신하는 안테나, 표적으로부터 반사된 신호를 전처리하는 수신기와 신호처리기 등 다양한 장비로 구성된 것처럼, 골프채도 거리·용도별 맞춤형 클럽으로 구성됐다.

레이다는 표적으로부터 반사된 신호를 전송된 신호와 비교해 표적의 거리, 방향·속도 등 정보를 추출한다. 골프도 기본적으로 공을 멀리 안정적으로 보내는 드라이버 샷 이후 아이언 샷, 어프로치 샷과 마무리하는 퍼팅 샷 구성된다. 스윙의 기본 자세부터 갖춰야 원하는 곳에 공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레이다 전자파신호는 정현파 형태로 반복적인 원운동신호 특성을 가지며 매 측정되는 신호의 위상정보를 벡터적으로 누적해 잡음 속에 있는 신호를 찾는다. 통상 일반 레이다의 누적시간은 수십 밀리초지만, 영상레이다는 수십초에 이르기도 한다.

골프도 스윙시간은 수백 밀리초의 시간 동안 힘을 모아 임팩트시 가장 빠르고 안정하게 가속시켜야 멀리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 이러한 스윙을 하기 위해 시퀀스별 헤드의 방향 및 세기인 벡터적 특성의 누적이 매우 중요하다.

레이다 신호의 에너지를 증가시키는 통상적 기술로 주파수를 변조해 긴 펄스 신호를 보내고 수신시 주파수 지연소자로 펄스를 압축해 해상도를 높이는 방식을 적용한다. 이는 바다 한 가운데 지진으로 수㎞ 구간 바닷물이 위아래 수십㎝ 상하 이동한 파도 덩어리가 서서히 얕아지는 해안가에 도달하면서 앞선 파도는 지연되고 뒷선 파도는 미는 현상으로 파고가 점점 높아져서 발생하는 쓰나미 발생 현상과 매우 유사하다.

골프에서 이러한 유사한 현상을 활용하는 것은 래깅 동작으로 클럽의 헤드의 지연 정도에 따라 파워스윙이 되는 것이다.

레이다 신호 추출에 활용되는 도플러 현상은 다가오는 표적에 대해 송신된 신호가 압축되면서 주파수가 높아지고, 멀어지는 표적에 대해서는 팽창돼 주파수가 낮아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송수신 주파수 차이를 비교해 고정 표적을 제거하고 이동 표적에 대한 다양한 특성을 추출할 수 있는 것이다.

골프에서는 드로우 샷과 페이드 샷이 있으며, 공을 가격할 때 스핀의 방향을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줘 볼의 궤적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꿔 장애물을 피해 온그린 할 수 있다. 레이다에서의 도플러 주파수와 골프에서의 드로우·페이드샷을 잘 이용하지 못하면 각 분야에서 진정한 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레이다 장비중에 안테나는 공간·각도 영역에서의 전자파 신호를 처리하고 신호처리기는 시간·주파수 영역에서 처리하지만, 원하는 신호는 더하고 없애는 기술적 개념은 동일하다. 보이지 않는 전자파를 다루는 안테나와 시각적으로 보이는 비디오 신호를 가지고 처리하는 차이로 서로 다른 기술분야에서 서로 다른 장비를 활용해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골프가 육체적·심리적 컨트롤이 필요한 것처럼 레이다 분야에서도 안테나와 신호처리기를 동시에 해결할 능력이 있다면 전문가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최근에는 레이다 센서로 골프 샷을 분석하는 장비가 각광받고 있다. 우수한 레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꾸준히 연습하면 아마추어 골퍼도 언더파를 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정명수 전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한국전자파학회 정회원)